초고속망장비업계, 2004년형 개발 한창

속도 경쟁·통방 융합 기술 등 미리 대비

 국내 초고속인터넷 장비업계가 내년 상반기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한해동안 20∼50Mbps급 VDSL 장비를 위주로 사업을 벌여온 초고속인터넷 업계는 최근 마무리된 KT 50Mbps VDSL입찰을 기점으로 시장이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내년 시장을 목표로 다양한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벌여왔던 속도경쟁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통신·방송 융합화에 따른 기술 흐름을 수용한 새 제품에 대한 수요가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진 KT 액세스기술연구실장은 “최근 xDSL은 속도 향상 및 전송거리 확대를 중심으로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며 “향후 NGN 및 유비쿼터스 기술과 더불어 이같은 흐름을 수용한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어세스(대표 하정율)는 포스트ADSL 시장을 겨냥해 ‘ADSL II 플러스’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DSL II 플러스는 기존 ADSL솔루션에 비해 속도가 3배 가까이 늘어난 26Mbps급의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코어세스는 이미 기본 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내년중 제품 공급을 위해 국내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코아커뮤니케이션즈(대표 김진식)는 기존 VDSL장비와 IP셋톱박스를 결합한 복합형 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산하 연구소에 기존 브로드밴드팀과는 별도로 IP셋톱박스 개발을 위한 멀티미디어팀을 신설,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회사 박정배 연구소장은 “내년 본격적인 통신방송 융합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VDSL 기반 IP셋톱박스 개발에 나섰다”며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리넷(대표 이상철)도 통신방송 융합서비스를 지원하는 홈게이트웨이 장비 개발에 나서는 한편 기존 VDSL의 단점인 짧은 전송거리를 개선한 롱(long)-VDSL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VDSL솔루션의 경우 선로거리가 1Km를 넘어서면 데이터 전송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2Km 거리에서도 정상 속도를 구현하는 새로운 VDSL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회사 이상철 사장은 “롱-VDSL 장비를 비롯한 신제품을 개발해 내년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며 “신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다산네트웍스(대표 남민우)는 소호(SOHO)용 초고속인터넷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텔슨정보통신(대표 김지일)도 새로운 칩세트를 장착한 VDSL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등 업계의 신제품 개발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