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존 등 미국의 지역 전화 업체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케이블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기존 DSL망의 광통신망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버라이존은 미국 내 가정 및 기업체에 대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위한 광통신망 설비 공급 업체들을 선정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선정된 업체는 ‘어드밴스드 파이버 커뮤니케이션’을 비롯, ‘스미토모 일렉트릭 라이트웨이브’ ‘피렐리 커뮤니케이션 케이블 앤드 시스템’ ‘파이버 옵틱 네트워크 솔루션’ 등 4개 업체다.
버라이존은 “DSL과 장거리 전화망 구축은 거의 마무리됐다”며 “앞으로 DSL과 장거리 전화에 쓰이던 예산을 광통신망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C넷은 버라이존 관계자의 말을 인용, 벨사우스와 SBC 등 다른 지역 전화사들도 조만간 비슷한 광통신망 장비 공급 계약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버라이존과 벨사우스, SBC 등 3개 지역 전화 업체들은 지난 5월 광통신망 구축 촉진과 비용 절감을 위해 같은 종류의 광통신망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로렌스 바비오 버라이존 부회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UBS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콘퍼런스’에서 “이번 공급 업체 선정으로 당시 3사가 합의한 광통신망 구축 공동 노력의 한 단계를 넘었다”며 “데이터·음성·비디오 등을 결합한 다양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더 가까와졌다”고 말했다.
지역 전화사들은 광통신망 구축을 통해 기존의 DSL망을 업그레이드, 케이블 업체와 본격 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은 DSL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방송·초고속인터넷은 물론 전화 서비스까지 가능해 방송·통신 융합에 적합한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DSL은 방송 서비스가 약한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시장조사회사 리히먼 리서치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초고속인터넷을 설치한 미국 가정의 64%가 케이블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통신망은 DSL에 비해 속도가 4배 이상 빠른 반면 비용은 저렴해 지역 전화사들이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초고속인터넷 선점 케이블업체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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