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우편물 반송함’에 우편물이 수두룩하게 쌓여 방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전 중요한 행사 초청장을 받게 됐는데 우편함에 동일 초청장이 두개나 꽂혀 있어 보니 전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의 주소가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우편물 수신지역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어처구니 없게도 발신자가 그대로 함께 보낸 것이었다.
곧바로 반송함에 집어 넣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반송함에는 필자가 넣었던 초청장 우편물을 비롯해 잘못 전달된 우편물 등 수십통이 가득 쌓인 채 방치되고 있었다. 다음날 ‘우체부 아저씨 반송 우편물 가져가세요’라는 종이를 부착해 놓았지만 반송 우편물은 행사 당일에도 그대로 반송함에 있었다.
우편물 중에는 급박하고 또 중요한 내용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잘못 전달돼 반송함이나 계단, 주택가 골목길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다면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설사 반송함이 설치돼 있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우편물이 제대로 반송되지 않고 수일을 방치한다면 있으나마나한 게 아닌가.
우편물이 잘못 배달되거나 반송 지연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는 당사자는 누구에게 하소연하며 책임을 지울 것인가. 물론 우편물 중에는 수신자의 주소나 우편번호 등의 기재 오류, 미거주, 주소불명 등으로 반송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본다. 또 등기물의 경우 맞벌이부부 등이 낮시간에 집을 비워 전달할 방법이 없어 재차 방문하는 등 우편물 배달자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잘못 배달되거나 반송 등으로 인한 배달 지연으로 인한 피해도 문제지만 개인의 신상정보가 타인들에게 유출됨으로써 혹시 중요한 신상이 잘못 사용되거나 악용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당국은 지속적인 오발송, 지환 우편물의 처리 등 우편물 배달체계의 개선과 반송 우편물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우편 이용자들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우편물 분실, 훼손, 반송, 재발송으로 이어지는 각종 우편물들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등의 피해와 경제적인 손실 그리고 국가예산 낭비가 심각한 만큼 이들 문제점에 대한 제도 보안개선에 대해서도 고심해야 될 줄로 안다. 그리하여 선진 우정국가로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박동현·서울시 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