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시장의 경기상승세에 힘입어 TSMC, UMC 등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가공생산)업체들이 300mm(12인치) 팹(FAB:반도체가공공장)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전문업체 TSMC는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12억달러보다 대폭 증가한 16억∼18억달러로 늘리는 한편 12인치 생산시설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내년도 설비투자의 80%를 자사 두번째 12인치 웨이퍼 생산시설인 팹14 공사에 우선 투입하고 나머지 20%만 기존 8인치 생산라인의 업그레이드에 사용할 계획이다. 내년 3월부터 장비설치가 시작되는 팹14는 초기 월 5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지만 내년말까지 월 2만∼2만5000장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TSMC는 첫번째 12인치 생산시설인 팹12와 신축할 팹14를 합쳐 내년말까지 월 5만장의 생산능력을 갖게 된다. 이 회사는 12인치 팹의 본격 가동에 대비해 내년에 3000명의 생산 및 연구인력을 신규로 채용할 예정이다.
세계 파운드리업계 2위인 UMC도 대만과 싱가포르에 위치한 12인치 팹의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MC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UMCi의 12인치 설비 확장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당초 설비투자 계획을 수정해서 대만 타이난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12인치 팹의 생산능력도 함께 늘리기로 결정했다. 현재 UMC의 대만 12인치 팹은 쏟아지는 해외 주문에 대응,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면서 월 1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상황인데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시설확장에 들어간다.
지난 2000년 UMC가 인피니온, 싱가포르 정부와 공동설립한 UMCi도 현재 시험 양산단계인 12인치 웨이퍼를 내년말까지 월 1만장씩 생산한다는 계획하에 새로운 반도체 설비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설비투자에 소극적이던 대만 파운드리업계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최근 실적 호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은 최근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반도체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따라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UMC의 내년도 1월 매출이 올해 12월보다 4% 증가할 전망이며 이는 당초 기대치인 2% 증가세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