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 위치한 회사가 급변하는 국제시장 추세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노키아는 꾸준한 변신노력을 통해 게임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다.”
올해로 노키아의 사령탑을 맡은지 12년이 된 요르마 올릴라(사진) 노키아 회장은 25일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J)과 인터뷰를 통해 과거 소니, MS가 게임기 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노키아의 게임겸용 휴대폰 출시는 기업성장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휴대폰 시장수요가 성숙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예전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올릴라 회장은 노키아를 게임공급업체로 이끌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휴대폰과 게임기능을 겸한 N게이지에 대한 냉담한 시장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오는 “2005년까지 다양한 게임기를 계속 출시할 예정이며 아직 노키아의 게임사업을 평가하기에 이르다”고 일축했다.
이 회사는 우선 내년 1월부터 조직내에 멀티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솔루션 등 2개 사업부서를 신설, 일반 소비자와 기업시장을 겨냥한 영업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소니나 MS가 게임기 시장에 진출할 때도 비판이 많았지만 결국 옳은 결정으로 드러났다”면서 올릴라 회장은 게임공급업체로서의 변신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또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계 출신의 미국인 릭 시몬슨(45)을 새로운 CFO로 발령냈다. 이에 대해 전체 회사매출에서 내수비중(핀란드)이 1%에 불과한 글로벌기업이 외국에서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올릴라 회장은 휴대폰에 카메라 등 새로운 기술이 계속 융합되고 번호이동성제도에 따라 기존 유선전화고객이 무선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어 휴대폰시장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39년을 맞이한 노키아는 본래 제지, 목재 회사였으나 지난 92년 취임한 올릴라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통신사업에 주력하면서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이자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거대기업으로 변모했다. 이제 게임공급업체로 제 2의 변신을 시도하는 노키아의 승부수가 성공할 지에 세계 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