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텔레매틱스 등 자동차용 정보기기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MS는 자사의 비PC 기기용 운용체계(OS) 윈도CE를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 음악 재생기기나 정보기기 등 다양한 자동차용 기기의 OS로 채택하도록 자동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C넷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MS는 최근 열린 컴덱스에서 자사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BMW 차량을 공개한 것을 비롯, 혼다·볼보 등과도 계약을 체결해 PC 시장의 지배력을 자동차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지난해 6월 대학 연구진과의 만남에서 “3년 안에 전체 차량의 30%가 윈도CE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호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 ‘오토PC’ 이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통한 성과가 없던 MS의 자동차 시장 공략이 이제 효과를 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MS의 목표가 다소 부풀려져있긴 하지만 MS의 자동차용 정보기기 시장 공략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우선 MS가 대부분의 정보가 처리되는 가정과 사무실의 PC 환경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이들 정보를 자동차에 옮길 수 있는 휴대폰 OS나 핸드헬드 컴퓨터도 생산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MS의 차량용 OS는 블루투스를 지원, 휴대폰이나 PDA와 차량용 정보기기를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와는 달리 ‘갑’의 입장인 자동차 업체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끌어갈줄 알게 된 것도 차이점이다. 또 과거엔 공급자 중심의 단일 모델을 제시했던데 반해 최근엔 엔터테인먼트 전용, 내비게이션 전용 등으로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 외부 연결 수단도 휴대폰, 자체 인터넷 접속, 메모리카드 등 다양하게 제공한다.
그러나 윈도의 OS가 자동차와 같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돼야 할 제품을 다루기에는 여전히 버그가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IT 산업과는 전혀 다른 자동차 업계의 문화도 보다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가 MS의 OS를 통한 표준화를 용납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현재 미국 차량의 13% 정도가 네트워크 기능을 갖췄으며 MS는 차량용 정보기기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GM의 ‘온스타’가 텔레매틱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