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초고속인터넷장비업체인 현대네트웍스(대표 이양환)가 지난 26일 저녁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현대네트웍스의 최대 주주이자 동종업체인 일륭텔레시스(대표 장홍인)를 비롯해 관련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네트웍스는 지난 26일 최종 부도에 앞서 지난 수주간 크고 작은 1, 2차 부도를 겪었으며 이날 저녁 23억원의 어음을 막지못해 최종 부도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네트웍스는 지난해말 투자회사 알엠솔루션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계몽사 출신의 이양환 현 사장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 노력을 벌여왔으며, 이후 지난 8월 일륭의 관계사로 편입되면서 시너지효과를 노렸으나 결국 사업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현대네트웍스는 기존 주력 사업인 ADSL사업이 시장 축소로 부진하고 올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VDSL사업도 최근 KT 입찰에서 탈락하는 등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 현대네트웍스는 경영진과는 별도로 노동조합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향후 대책을 논의중이다.
현대네트웍스의 부도로 우선 최대 주주인 일륭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두 회사가 시너지효과를 위해 연구개발(현대네트웍스)-제조생산(일륭텔레시스) 부문의 역할을 분담했기 때문에 당분간 일륭은 적지않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홍인 일륭 사장은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특별히 발표할 대책이 없다”며 “현대네트웍스를 비롯해 일륭의 최대주주인 알엠솔루션과 논의해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네트웍스가 ADSL 시장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도처리됨에 따라 ADSL업계의 동반 위기도 우려되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의 ADSL업체가 정리된 상황인만큼 연쇄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ADSL모뎀업체 A사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ADSL업체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은 상황이어서 다른 업체에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현대네트웍스는 지난 2001년 5월 하이닉스반도체 네트워크사업본부에서 분사했으며 지난해말 투자회사 알엠솔루션의 자회사 MBN이 지분 8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일륭텔레시스가 이 회사 지분 58%를 인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됐지만 알엠솔루션이 다시 일륭의 지분 28%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재등극, 두 회사 모두 사실상 알엠솔루션의 영향권 아래에 놓여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