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케이블TV엔 포항MBC 없다

SO-지상파간 자존심 다툼 주민들만 혼란

 포항 지역 케이블TV 가입자 14만명이 포항MBC 송출 중단으로 지역 뉴스를 시청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으나 이해 당사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지상파 방송사의 자존심 싸움으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 3차 SO인 포항SO(대표 김규만)는 최근 포항MBC(대표 김성한)가 송출하는 신호에 잡음과 고스트 현상이 발생해 포항MBC 송출을 중단하고 통신위성을 통해 신호를 받아 서울MBC를 내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전체 가구의 60%에 달하는 14만 케이블TV 가입자가 포항지역 뉴스 시청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양 방송사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포항SO 관계자는 “신호 품질 자체의 문제인 만큼 포항MBC가 신호단에서 광케이블로 신호를 보내주면 문제가 해결된다”며 “시청자에게 깨끗한 화질을 제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서울MBC를 내보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항MBC측은 “"포항MBC에서 나가는 신호는 문제가 없으나 수신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섞인 것”이라며 “포항SO가 지역MBC 송출을 중단하고 서울MBC를 역외 재송신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같은 양측의 대립으로 당분간 이 지역 케이블TV 가입자는 포항MBC를 시청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SO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의 자존심 문제가 개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사가 기존의 방송 형태를 고수하다 보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항MBC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의 정서상 신호를 광케이블로 직접 내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그렇게 될 경우 지상파가 송수신소를 설치하는 의미가 없어지며 SO의 PP와 다를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제주SO 등 몇몇 지방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해 물의를 빚었던 만큼 양측간 협의를 통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