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제작단가 현실화를"

 지상파 방송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 카메라·조명·음향 등의 제작장비를 지원하는 업체들에게 지급되는 기술인력 인건비와 장비단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제작기술협력업체들은 방송사가 지급하는 장비·인건비가 너무 낮아 방송제작환경이 영세성을 못 벗어남은 물론 협력업체들로 하여금 고가장비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만들어 HD콘텐츠 제작활성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방송제작기술협회(회장 이일로)가 제시한 올해 지상파 방송사의 촬영분야 인건비와 장비사용료는 촬영기사·조수·촬영장비를 모두 포함한 일당이 43만원으로 나타났다. 조명분야는 경력 20년차 조명기사의 일당이 9만이며 10년차 부기사는 6만원, 보조는 5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조명장비는 드라마 촬영에 필요한 전체 장비사용료가 1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단가는 같은 기술인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CF촬영의 촬영기사 기술인건비만 하루 90만원, 촬영조수가 25만∼12만원인 것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방송프로그램제작 단가는 지난 97년에 경기침체를 이유로 방송사가 제작기술협력단가를 10% 삭감한 이후 6년 동안 지속돼온 가격이다.

 협회 이한범 사무처장은 “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일당이 이 같다 보니 200여 기술협력업체들이 회사 운영은 물론 현장 전문인력을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HD제작장비에 대해서도 기존 SD급 장비와 동일한 사용료를 책정해 협력업체들이 HD용 장비확보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3사가 독점적 입장에서 용역 개념으로 협력업체를 선발하고 있는 구조 탓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영화·CF는 감독 연출 조명·음향·미술 등의 분야가 발주업체와 동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하는데 반해 방송은 제작시 연출자가 다수의 등록된 용역업체 중에서 선택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협회를 통해 지난 2월에는 방송사와 협력업체간 하도급 표준약관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의를 했으며 6월에는 지상파 3사 측에 공식 건의서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달에 KBS측과 협의한 결과 예산통제와 제작비를 이유로 들어 당장은 단가현실화가 힘들다는 답변만 들은 상태다. 이와 관련, 방송사측은 “내년부터 이러한 부분을 조사해 단계적으로 단가를 조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협회가 기술력이 담보된 대형우수업체를 방송사에 추천하면 등록에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