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그룹 소니가 최대 수익원인 PS2부문 판매 회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를 100% 자회사로 흡수하고 스마트카드 사업부를 분사시키는 등 조직 재편에 나섰다.
실리콘스트래티지스와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는 30일 도쿄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내년 4월 1일 SCE주식 전량을 소니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SCE는 소니가 게임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93년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SMEJ)와 절반씩 출자해 만든 회사다.
소니는 내년 상반기 중 전체 영업이익의 35%를 담당하는 효자종목인 PS2사업부문을 외부영향을 받지 않는 자회사로 흡수하게 됨에 따라 게임전용 반도체개발에 박차를 가함은 물론 가전과 게임간 컨버전스화 추세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구다라키 겐 SCE 사장은 내년 4월 1일 소니와 SCE의 주식교환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한 SCE 주식 전량을소니 주식과 교환, 전체 소니지분의 0.1%를 소유한 개인 대주주로 부상하게 됐다. 구다라키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1억6000만대라는 경이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플레이스테이션’을 탄생시킨 주인공이자 소니의 차세대 사령탑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소니는 또 이번 개편안의 또 다른 축으로 자사 스마트카드 사업 강화도 함께 들고 나왔다. 이를 위해 NTT도코모와 손잡고 휴대폰용 스마트카드 칩을 제조, 개발하는 합작법인(펠리카 네트웍스)을 지난주 출범시켰다.
이 합작법인은 소니가 독자개발한 비접촉식 IC카드기술인 ‘펠리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드 내장형 휴대폰을 개발·보급하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까지 3800만장이 보급된 펠리카 기반의 스마트카드는 위변조가 어려워 현재 일본내 모바일 커머스용 지불결제 시스템용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소니가 스마트카드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것은 NTT도코모의 영향력을 이용해 펠리카 기술을 모바일 지불결제 표준으로 밀어부치고 향후 소니그룹을 이끌 새로운 수익사업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소니의 SCE흡수가 그룹구조개혁의 신호탄이자 구다라키 부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소니의 차기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