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방송사의 궁중 수라간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 최고 상궁을 뽑는 경쟁에서 주인공은 어머니가 물려준 서책을 활용해 권력·배경·신분의 차이로 인한 불리함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음식 재료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극적으로 역전시키며 최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이 장면에 대해 일반화된 정보와 개인의 경험으로 농축된 지식의 싸움에서 지식이 통쾌하게 승리하는 것을 묘사했다고 하면 심한 억측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 일종의 노하우를 수년간 기록해 놓은 이 서책은 그 당시 수라간에서는 고급 지식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식(knowledge)이란 무엇인가. 사극의 예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경험·상황·판단·사상과 결합된 정보로 당면한 문제와 연관되고 즉시 활용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이용자의 목적에 맞을 뿐 아니라 유용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일 때 지식이라고 불릴 만하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으로 수없이 많은 정보를 접하고 다양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가상의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수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로 표현하고 실제 그 바다를 항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도구와 서비스를 이미 익숙하게 접하고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지식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에 단순히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던 검색 서비스에서 지식 검색을 내세워 앞 다퉈 상품화하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을 시작으로 내부 지식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식관리시스템(KMS) 구축을 이미 수행, 활용하는 사례도 찾아 볼 수 있다.
이처럼 일상 생활에서 활용되고 창조되는 일반지식과 기업 내부에서 활용되는 업무지식은 이미 상당 부분 그 중요성과 활용도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사업분야로 다루고 있는 전문지식, 그 중에서도 최신 동향을 다루는 세미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사업초기인 지난 1998년말만해도 세미나를 인터넷으로 서비스하겠다고 했을 때 그 당시 흔하지 않던 인터넷 방송사업, 그 중에서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세미나를 콘텐츠로 하는 방송쯤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대부분의 주최측은 한결같이 ‘자신들의 세미나가 인터넷으로 방송되면 다음에 누가 많은 돈을 내고 시간을 할애해 세미나 장을 찾겠느냐’는 볼멘 소리를 하며 거절하는 일이 빈번했다. 한마디로 현장에 참석 가능한 사람들만을 위한 제한된 지식 전달 수준으로 따로 보관되거나 관리되는 일보다 현장 세미나에서 수지를 맞추는 데 급급하겠다는 얘기였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놓고 영화와 비디오 산업의 예를 들어 설득해 나갔다. “비디오거 나온 이후 극장 다 망했습니까, 극장은 극장 대로 비디오는 비디오대로 각자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과 매출 시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좀 억지가 섞인 표현이었을진 모르나 실제 꽤 동감을 일으켜 초기 콘텐츠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이를 시작으로 세미나 온라인 서비스를 경험한 몇몇 학회와 기업을 통해 기대 이상의 부가 매출 발생과 무엇보다 홍보 효과가 전해지자, 지금은 오히려 주최측으로부터 촬영·가공비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한 전문 지식의 공유 및 관리를 사업으로 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다. 콘텐츠 확보의 어려움일 수도 있고 수익모델 창출의 어려움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학교나 학회, 기관이 지식 공유와 지식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지식 마인드부터 갖추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하나의 사업을 예로 들었지만 지식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는 시대다. 아른 시일 내 우리 모두가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케이매트릭스 함광선 사장 ksham@realsemin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