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대장금`의 인기 비결

 MBC 월화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일 방영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53.4%로 종합 1위를 지켰다는 통계다.

 드라마 대장금이 조선 중종 때의 궁녀이자 의녀인 장금의 일생을 소재로 한 역사극인데다가 방영 시간이 밤 10시∼11시의 심야시간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50%대를 넘는 시청률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치다.

 대장금이 ‘국민 드라마’로 자리를 잡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궁녀들의 실생활이 흥미롭고 궁궐의 암투와 반전이 웬만한 스릴러 소설 못지 않게 박진감 넘치는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저녁을 먹고 출출한 시간대에 최고 권력자인 왕의 수라상을 눈으로 맛보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재미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장금의 인기 비결은 역시 주인공인 장금이 비록 역경과 시련을 겪지만 결국에는 악을 이기고 성공한다는 스토리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현학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적 정의가 그대로 드러나는 드라마가 대장금이다. 선과 악이 뚜렷히 구분되고 악이 선을 괴롭히고 모함하지만 결국 선이 이긴다는 단순한 플롯의 반복이 힘들고 찌든 일상을 사는 우리 국민들에게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모양이다.

 IT를 비롯한 산업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장금에게서 자기보다는 타인을, 기술보다는 정성을 생각하는 마음자세를 배울수 도 있을 것이다. 이때문에 장금은 목숨을 걸고 당뇨병이 있는 중국사신에게 진수성찬 대신에 푸성귀와 거친 밥을 내놓아 중국사신의 마음을 움직였다. 장금의 스승격인 한상궁 역시 최고상궁이 되기위한 마지막 경합에서 찰지고 맛있는 밥보다는 심사위원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 된밥, 진밥 등을 준비해 승리했다.

 장금은 요즘말로 하면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1원칙으로 삼아 일관되고 산, 진정한 프로라고 해석할수 있다. 노비 출신에서 조선조 최초의 여성 어의에 오른 위대한 장금의 정신은 특히 번호 이동성제도 실시를 앞두고 대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에게 귀중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