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지하철 이동방송 프로그램 다양화를

 회사에서 집까지 출퇴근하려면 왕복 두 시간 이상을 지하철에서 보내야 한다. 주로 신문이나 책을 보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책이나 신문을 펼쳐 본다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주로 지하철 이동방송을 시청하게 됐다. 지하철을 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시선을 사로잡는 이동방송은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 웃음을 머금을 여유도 가져다준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첫째, 다양한 콘텐츠의 부재다. 이동방송을 시청한 사람에게 어떤 프로그램이 기억나는가 하고 묻는다면 십중 팔구는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 일부 프로그램만을 꼽을 것이다. 이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만을 반복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면 좋겠다.

 둘째, 지나치게 많은 광고도 눈에 거슬린다. 심지어는 똑같은 광고를 2∼3회 연속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광고주를 따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같은 광고를 연거푸 시청해야 하는 시청자들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셋째, 시청자들을 위한 더 나은 서비스를 갖춘 웹사이트의 개선이 필요하다. 프로그램 시청 도중 꼭 중요한 순간에 아쉽게 내려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뒷이야기가 궁금해 허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웹사이트를 통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해 주면 좋겠다. 아울러 지상파 프로그램 중 다시 보고 싶은 방송을 시청자들이 추천하거나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면 이동방송의 시청률도 높일 수 있고, 지하철 승객에게도 좋은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수신기 관리 소홀 문제다. 유독 4호선에서 고장 나서 방송이 아예 안 나오거나 화면상에 심한 떨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승하차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눈에 들어오기 마련인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것을 볼 때마다 신속한 조치가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일이 관리하기가 어렵다면 지하철 승객들이 손쉽게 고장신고를 할 수 있는 체계라도 마련해 주길 바란다.

 위와 같은 몇 가지 문제를 보완하면 지하철 이동방송은 승객들이 지하철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며 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은주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