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0여 IT업체들이 디지털 가전기기용 휴대형 하드디스크 기록장치(HDD)의 규격을 하나로 통일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미국, 대만 등 3개 나라에서 총 31개업체가 영상·음악 등 대용량 데이터를 기록, 재생할 수 있는 휴대형 HDD 규격으로 ‘iVDR’를 채택해 내년 이후 본격 보급키로 했다.
지금까지 참가업체로는 일본의 히타치제작소·산요전기·후지쯔·파이오니아·샤프·캐논, 미국의 시게이트, 대만의 PC 및 주변기기업체 등이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표준으로 채택된 iVDR는 서로 다른 기기 간에 영상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신형 기록 미디어로서 플로피 디스크 크기에 두께가 약 10㎜에 불과하지만 고화질 영상을 8시간 이상 녹화할 수 있다. 가격도 2만엔 전후로 비교적 싸다.
iVDR의 특징은 비디오 카메라, DVD 리코더, 카내비게이션, PC 등에 집어넣어 정보를 기록,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며 기억 용량은 복수 타입이며 80GB(1기가=10억)일 경우 하이비전 방송을 8시간 정도 기록할 수 있다.
현재 디지털 가전기기의 기록매체로는 메모리 카드, DVD 등 광디스크가 있지만 규격이 여러 개이며 기억용량도 한정돼 있어 대량의 고화질 영상의 기록이나 운반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iDVR를 적용하면 DVD 리코더로 TV 프로그램을 녹화할 경우 영상 데이터를 iDVR에 옮기면 PC나 카내비게이션에서도 재생되는 등 자유자재로 다른 저장포맷에서도 가공할 수 있다.
31개 업체들은 내년 이후 iDVR 및 신규격에 대응한 디지털 가전기기, PC 접속기기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기기 규격, 데이터 형식 등의 공통화를 추진하면서 공동으로 보안 기술개발에도 나선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시점에서 소니, 마쓰시타전기산업, 도시바 등의 참가계획은 없지만 PC용 위주였던 HDD의 수요가 향후 가전기기중심으로 급증할 전망에 따라 참여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 전했다.
특히 참여기업 수나 기술적인 면에서 일본 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시장의 주도권 장악에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HDD 세계 최대업체인 히타치에 따르면 오는 2007년 무렵에는 디지털가전기기용 HDD의 출하량이 연간 1억5000만대에 달하고 이 가운데 휴대형은 수천만∼1억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