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수입시 관세가 면제돼온 케이블TV 전송장비에 대해 8%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전송장비 시장에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세관은 올해초 케이블TV 전송장비(HSK 8517.50-9000)의 HS코드가 사라짐에 따라 최근 이 장비를 8%의 관세를 적용받는 TV방송용 송신기기(HSK 8525.10-2000)와 고유성능을 가진 전기기기(HSK 8543.89-9090)로 새롭게 분류할 방침이다.
이 장비는 CATV트랜스미션시스템·HFC옥외 광송수신기·양방향 증폭기를 포함하는 것으로 케이블TV업계가 방송전송 및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망 구축에 필수적인 장비다. 이 장비는 지난 10년 동안 무관세가 적용됐으며, 지난 2000년부터 SO들을 중심으로 전송망 업그레이드와 양방향 서비스용으로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세관 최찬식 과장은 “이 제품들은 기존에 품목분류가 잘못돼 2002년 말 재경부가 품목분류를 삭제, 관세율표 해설서에 따른 새로운 분류를 적용한다”며 “관세는 2003년도부터 제품에 대해서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이 장비가 서울세관의 분류와는 달리 수신기가 딸려 있는 전송장비로 0%의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장비를 통신사업자가 들여오면 관세를 면제해주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또 망 구축을 위해 앞으로 최소 2000억원 정도가 투자될 예정인 가운데 이로 인해 160억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면 케이블망 구축작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케이블업체인 A사는 지난 11월 정도에 장비를 발주한 상황에서 수 억원의 추가 관세비용이 발생해 발만 구르고 있다. 또 다른 B업체 역시 하반기에 전송망 발주를 냈으나 같은 상황으로 장비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이로 인해 20여개 수입업체들이 어려움에 빠졌음은 물론 영세한 업체들의 경우는 경영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상혁 팀장은 “갑작스런 세관의 조치에 업계가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관세를 적용하더라도 유예기간을 두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주는 등 업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