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테러와의 전쟁에 따른 보안용 통신장비의 수요급증으로 그동안 간판사업이던 휴대폰과 반도체부문을 제치고, 무선통신솔루션사업본부(CGISS:Commercial, Government and Industrial Solutions Sector)가 그룹내 최대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부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CGISS는 지난 1930년대 후반 미 국방부와 주요 관공서에 무선통신장비를 납품해 모토로라를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로 키우는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관급계약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의 취약점 때문에 지난 90년대 새로운 IT산업군이 부상한 이후 그룹내 위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일반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사업부가 갑자기 각광받게 된 것은 올들어 모토로라가 자랑하던 휴대폰과 반도체사업이 부진에 빠진 반면 CGISS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CGISS는 매출 10억달러, 경상이익 1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모토로라의 최대 사업부인 휴대폰 단말기부문이 지난 3분기 벌어들인 경상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이 신문은 올들어 CGISS가 모토로라의 전체 경상수익의 40%를 벌어들이면서 그룹내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서 예전의 위치를 회복했다고 전했다.
그레그 브라운 모토로라 CGISS 사업부 CEO는 “최근 무선통신솔루션사업의 약진은 기존 음성위주의 무선통신장비 대신 정부보안분야에서 새로운 통신장비 수요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국가 안보체계 통합관리 시스템인 ‘홈랜드 시큐리티’계획을 추진하면서 최신 보안기능이 탑재된 통신장비를 대거 발주하고 있다. 이 새로운 관납용 통신장비시장은 민간시장에 비해서 훨씬 마진이 높은데다 지난 수십년간 제품의 신뢰성을 인정받은 모토로라 같은 대기업체에 더 없이 유리하다.
실제로 모토로라 CGISS는 올들어 미국 경찰서와 법무부, FBI 등에 발주한 첨단 생체공학을 이용한 보안시스템을 대거 납품하는 실적을 올렸다. 또 테러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바그다드 경찰청의 무전시스템과 세르비아 정부에 얼굴인식 보안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해외수출도 확대일로에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러와의 전쟁이란 특수상황에 기반한 CGISS의 약진이 얼마나 지속할지 의문을 표시한다. 그러나 회사측은 CGISS사업부문이 최소 4년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며 반도체, 휴대폰 사업을 대신해서 모토로라의 얼굴마담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휴대폰·반도체서 무선통신 장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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