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휴대폰 신흥 수요국으로 급부상했다. 또 프랑스·독일 등 유럽지역도 휴대폰 수출 유망지역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인도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가별 휴대폰 수출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인도가 지난해보다 1567.9% 늘어난 6억859만달러를 기록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프랑스와 독일도 각각 57.2%, 56.6% 늘어난 2억7747만달러와 2억7154만달러를 달성,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영국은 15.1%(2억8945만달러)로 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100%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휴대폰 수출을 이끌었던 중국은 43.9%(11억424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 역시 단일 수출국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나 증가세는 37.0%에 머물렀다.
◇‘뜨는’ 유럽·인도=인도는 올해 CDMA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면서 국내 휴대폰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초기 시장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인도는 브라질·러시아·중국 등 급성장하는 신흥 경제 대국 브릭스(BRICs)의 국내 휴대폰 수출 대표주자로 떠올랐다”며 “인도는 성장 잠재력이 무한해 앞으로 국내 휴대폰 수출을 견인할 신흥 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 시장은 사업자들의 저가 휴대폰 요구로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 국내 휴대폰업계가 가격 정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와 함께 유럽의 약진 또한 고무적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데는 삼성전자가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 1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노키아·지멘스와 함께 3강 구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진입이 어려운 유럽 시장에서 사업자가 요구하는 휴대폰을 앞세워 노키아 등 전통 강자들과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하이엔드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를 앞세워 유럽 시장의 점유율을 꾸준히 높혀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시장 ‘멈칫’=반면 중국은 사스의 여파와 공급과잉 등으로 수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중국 휴대폰 수출액이 하반기들어 처음으로 1억달러를 밑도는 등 수출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내년에는 세계 휴대폰업체들과 로컬 업체들의 경쟁으로 국내 중견·중소 휴대폰업체들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벨웨이브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임망 테스트가 엄격해진데다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입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휴대폰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에는 국내 휴대폰업체들의 탈 중국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내년에도 중국시장의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지 않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와 유럽시장의 확대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번호이동성 등의 요인으로 내년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TDMA 사업자의 GSM 전환으로 시장 기회도 넓어졌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내년에 3000만대 CDMA 휴대폰을 수출, 미국 CDMA 시장의 70% 가량을 국내 업체들이 장악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번호이동성과 크리스마스 시즌 등으로 미국 시장의 휴대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연말과 연초를 맞아 인도·유럽 등과 함께 미국 휴대폰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인도 1567.9% 급성장…중국은 43.9%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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