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규모로 급부상한 중국 시장을 잡아라.”
일본의 가전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신형 백색가전 모델을 중국시장에 속속 출시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일본 가전업체들이 최신 모델의 세탁기, 냉장고 등을 중국시장에 선보이며 그동안 늦춰져왔던 해외시장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도시바가 현지 출자회사를 통해 냉장고와 세탁기의 생산을 개시했고 산요전기는 내년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한 드럼세탁기 등 가전제품들을 생산, 출시한다. 특히 중국에 수출되는 백색가전 제품들은 디자인, 성능, 가격면에서 일본 내수용보다 뒤처진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것들은 일본에서도 고가에 팔리는 고급 제품이어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일본의 대형 가전업체들은 AV(음향·영상)기기의 해외 판매에는 힘을 기울여왔지만 백색가전분야에서는 에어컨을 제외하고는 시장 개척이 미진한 상태였다.
이는 일본 가전업체들이 내수시장의 고전상황을 급성장한 중국에서 만회하겠다는 의도이며 그동안 반도체 등 여타 IT제품에 비해 약세였던 해외 백색가전시장 본격 공략의 신호탄이기도 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백색 가전시장은 지난해에만 15조원대 규모로 성장, 20조원대인 일본 시장 규모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일본업계의 판단이다.
도시바는 중국에 현지업체와 50대 50 비율의 합작주식회사 형태로 세탁기와 냉장고를 생산하는 ‘도시바세의기무석’과 ’도시바빙상서안’을 각각 설립했다.
도시바는 여기서 올해 각각 10만대의 세탁기와 냉장고를 생산하며 내년부터는 도시바 브랜드의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내수시장보다 20∼30% 정도 싸게 책정해 내년에는 올 중국 백색가전 매출 전망치인 50억엔보다 2배 늘어난 100억엔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산요전기는 내년 6월부터 드럼방식의 세탁건조기를 중국내 합작사인 산요가용전기에서 생산한다. 이 모델은 내수시장에서 내년 1월에 출시하는 것과 거의 동일한 사양으로 알려졌다. 내년 가을부터는 공장부지를 선정중인 미국에서도 생산 개시한다.
산요는 2005년 무렵에는 해외에서만 총 50만대를 판매하고 이중 절반을 중국시장에서 소화해 낼 계획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연 15조원 시장…내수 부진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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