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는 최근 전체회의를 통해 지난 10월 14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등록된 국회방송을 공공채널로 인정키로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OUN·아리랑TV·KTV 3개 채널과 함께 모두 4개 채널이 공공채널로 지정되면서 내년부터는 4개 중 1개 채널의 송출이 중단될 가능성도 대두됐다.
현행 방송법시행령 제54조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나 위성방송사업자는 3개 이상의 공공채널을 의무전송해야만 한다. 그러나 공공채널이 4개로 늘어남에 따라 이중 1개 채널을 의무전송하지 않더라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
SO들은 채널수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굳이 시청률이 저조한 공공채널 4개를 모두 송신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주 TNS미디어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OUN이 시청률 0.014%로 PP중 53위, 아리랑TV가 0.035%로 38위, KTV가 0.031%로 43위로 나타나 극히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여기에 새로 공공채널로 지정된 국회방송은 각 지역의 SO들이나 스카이라이프가 국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모두 송출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3개 채널 중 1개 채널이 희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아리랑TV의 경우 방송발전기금 지원을 받는데다 SO로부터 수신료까지 받아 송출 중단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기존 3개 공공채널은 방송위에 현행 방송법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관광부 역시 의무전송 공공채널수를 4개로 늘리는 것으로 해당 방송법시행령 조항 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방송위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전체 운용채널 중 일정 비율로 의무전송 공공채널을 규정하는 방향으로 방송법시행령을 개정하거나 분야고시를 통해 공익적인 채널 송출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후속조치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총 4개 공공채널 중 1개 채널의 송출이 중단되는 상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혜주 방송위 매체정책국장은 “국회방송을 공공채널로 추가 지정하더라도 SO나 스카이라이프가 기존 공공채널을 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나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이른 시기 내에 후속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