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젊은 인재로 공격경영 나선다

부문별 전문인력 외부 영입 적극적

 ‘조직 효율성 제고와 융·복합시대를 겨냥한 성장동력 발굴.’

 KT, 하나로통신,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업체들의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심해온 불황 타개책과 신성장에 대한 밑그림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내년 한 해를 방송과 통신 융합, 유선과 무선의 통합이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보고 전문성과 공격성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음성전화, 국제전화, 부가서비스 등 기존 사업들은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과감하게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을 통합하고 결제라인을 대폭 줄이는 등 효율성 제고에 주력했다.

 ◇조직 전문화, 통합화를 통한 공격 경영=KT·SK텔레콤 등 선발업체들은 내년 한 해 기존 사업에서 닦은 점유율과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고부가가치의 신규 사업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내부 방침을 인사와 조직 개편에 반영했다. 반면 하나로통신, KTF, LG텔레콤 등 후발업체들은 각 조직을 전문, 세분화하고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 내년도 번호이동성 및 시장재편에 대비했다.

 KT는 그간 기획조정실·사업협력실 등에서 인큐베이팅해오던 위성DMB·휴대인터넷 등 신규사업을 통합해 마케팅 기획본부로 옮겨 차세대 통신사업단을 발족시켰다. 또 최근 팀장(상무대우)급 인사에서는 팀간 업무조정을 통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들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높이도록 했다. 1588 및 700 전화정보 등을 담당하던 지능망사업팀을 링고, 착신전환 등을 담당하는 음성통화팀과 통합했으며, 대신 고객관리를 전문화하기 위해 CRM팀을 신설했다.

 KTF는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각 지역본부에 흩어져 있던 마케팅 조직을 본사 마케팅부문으로 수직계열화해 사업추진의 일관성을 높였다. 또 기조실 내에 있던 전략기획 및 대외협력을 각 부문으로 승격시켜 전문성을 제고토록 했다.

 하나로통신 역시, 책임경영을 위해 부문장제를 도입하고 법인영업본부와 지역영업본부를 고객부문(CSMO)으로 통합, 영업조직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제를 대비해 법인영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참신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 중용=‘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조직에 걸맞는 젊고 참신한 인물들이 중용됐다는 게 이번 통신업계 인사의 또하나의 공통점이다.

 KT는 부사장직제를 없애고 40대 젊은 임원들을 전진 배치해, 기획조정실·사업협력실·마케팅기획본부·영업본부 등의 중책을 맡겼으며 자회사와의 인력 교류도 과감하게 단행했다.

 가장 파격적인 인사는 하나로통신. 외자유치에 성공해 재도약을 준비중인 하나로의 경우, 신설한 부문장직제에 대부분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부사장 겸 새 전략부문장(CSO)에 선임된 권순엽 전 한솔아이글로브 대표, 고객부문장(CSMO)에는 오정택 명지대 교수가 각각 선임됐다. 하나로는 아직 비어 있는 재경부문(CFO), 경영전략실, 기업협력(CR)실 등의 자리에도 외부 전문가를 물색중이다.

 내주께 임원인사를 앞둔 SK텔레콤은 지난 7월 신규사업을 위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한 만큼 이번 인사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나 각 부문별로 추진력 있는 전문 인력들로 중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체 그룹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회사 구조조정 여부가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인사폭이 워낙 커 일단 본사와 자회사 인사가 크게 달라질 게 없을 수 있다”면서 “관건은 SK텔레콤 등 IT계열사에 대한 역할 등 그룹 전체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