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우리은행지주는 자회사인 우리카드를 우리은행에 합병키로 결의했다.
이로써 올들어 모 은행에 합병되거나 합병이 결정된 신용카드사는 3곳에 달하고 있다.
우리카드에 앞서 올해초 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 합병됐고 외환은행도 외환카드 합병을 결의한바 있다.
이들 회사의 합병이유는 카드사가 심각하게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내년초 금융시장 환경이 LG카드 사태와 총선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독립회사로 카드사의 정상화를 시도하는 것 보다는 은행과 합병하면 일단 유동성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고 카드채 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도 낮출 수 있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환카드와 우리카드는 합병과정에 있어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외환카드 노조는 15일부터 사실상 합병을 반대하는 부분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카드의 경우에도 합병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직원들의 반발에 대해 임금을 자진 삭감하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도 어려운 마당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파업을 강행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을 넘어선 집단이기주의이고 도덕적 해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은 직원들만이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오락가락하는 카드 정책을 펼쳐온 정부와 감독기관, 대주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은행, 방만한 경영을 해온 카드사 경영진 등 모두가 짊어져야할 짐인 것이다.
특히 경기부양을 위해 카드 소비를 부추기다가 갑작스럽게 규제책을 내놓아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정부는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요즘 정부 및 감독기관의 행태를 보면, 과연 담당 공무원들이 카드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무조건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금융권에만 전가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그동안 카드사태 해결에 있어 ‘나몰라라’하고 그야말로 도덕적 해이을 보여왔던 정부당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기대해본다.
<디지털경제부=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