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장비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은 반도체칩이 아니라 평판디스플레이(FPD)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리콘스트래티지스는 16일 미국계 투자은행인 베린(Berean)캐피털의 보고서를 인용, 2004년 반도체장비시장의 성장세는 평판디스플레이가 주도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액정TV와 노트북PC, 컬러 휴대폰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현재 150억달러 규모인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2005년까지 80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는 같은 기간 1750억달러에서 2250억달러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향후 IT업계의 신규 설비투자에서 평판디스플레이 부문의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린캐피털의 애널리스트 비제이 라케시는 “평판디스플레이는 특수유리 등 재료비가 생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반면 반도체칩은 팹관련장비 구매 비용이 원가의 70%를 차지한다”며 반도체 장비업계가 FPD에 더 주목해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평면디스플레이 업계가 새로 장비를 도입할 경우 반도체 업계에 비해 재무부담이 훨씬 적고 향후 시장전망이 좋을 경우 더 과감하게 라인증설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제이 라케시는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관련 투자총액의 30%, 15억6000만달러를 LCD생산라인 구축에 투자한 사례를 들어 수년내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설비투자가 기존 반도체칩 관련투자에 근접하는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아시아 업체들이 추진 중인 평판디스플레이 라인증설은 8∼11건에 달하며 관련 반도체장비업체들은 대목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05년까지 LCD, PDP 등 평판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설비투자는 연간 100억∼120억달러 규모로 늘어나고 반도체장비업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라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는 전했다.
한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반도체칩과 LCD수요증가에 힘입은 올해 세계 반도체장비업계 총 매출규모를 지난해보다 8.2% 늘어난 213억7000만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