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3년 라이트 형제는 인류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했다.
12초간 36m의 거리를 비행한 그 순간, 진정으로 인류는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로부터 50여년 후인 1957년 구소련이 개발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가 우주로 발사되어 우주개발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공간에 진입했고, 지난 69년 미국의 닐 암스트롱은 달에 발을 디뎠다. 탐험가 정신과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인류의 업적이다.
냉전시대 미·소 양국간 국력의 상징으로 주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되던 항공우주분야의 기술은 오늘날 방송통신위성, 재난방지용 지구관측위성, 위성의 상업용 발사서비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이용한 우주공간에서의 과학실험, 경제성을 고려한 600석급 대형 여객기 등 실용적인 목적으로 개발되기까지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항공우주기술은 국가안보와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항공우주기술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과 러시아뿐 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항공우주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중국은 이러한 결과로 최근 세계 3번째로 선저우 5호 유인우주비행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항공우주분야에 대한 성공은 항공우주산업내의 경제적 효과 외에도 최첨단 기술국이라는 대외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나아가 국내외 신인도 향상과 국가 신인도와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의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는 2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 선저우 5호 개발비 23억 달러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공우주분야의 후발 진입국으로써 우주분야는 1990년대 초 과학위성의 개발을 시작으로, 그리고 항공분야는 1976년 500MD 기술도입생산을 시작으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비록 선진국에 비해 항공우주분야의 진입이 늦었기는 하지만 국가우주개발중장기 기본계획 등을 통해 적극적인 기술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중에 있다. 10년여의 짧은 역사이지만 실로 놀랄만한 기술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우주분야에서 ‘수 년 안에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의 우주로켓으로 우리 땅에서 발사 하겠다’ 는 목표하에 무게 100kg 급 과학위성발사용 저궤도 우주로켓인 ‘KSLV-1’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위성분야는 해상도 1m급의 과학실용위성인 아리랑 2호를 개발 중에 있으며, 올해부터는 우주분야에서 상업성이 아주 높은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 1호의 개발에 착수하였다.
또한 항공기술분야에서도 스마트무인기 개발, 다목적 성층권 비행선 개발, 국내 최초 초음속 항공기 T-50 개발, 그리고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의 개발 등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첨단기술의 도입과 응용에 중점을 두어 진행되고 있다.
항공우주 개발시대는 이제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고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인공위성, 우주로켓 개발을 위한 기본 여건은 마련되어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체계적으로 잘 정립되어 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은 어떻게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느냐 하는 것이다. 월드컵 4강 신화와 액체추진제 과학로켓 KSR-III의 독자개발을 통해서 우리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경험한 바 있다.
라이트 형제의 시작은 미약하였지만 그들의 도전은 인류역사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21세기 새로운 국부 창출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1세기 ‘항공우주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 및 예산지원과 함께 항공우주 산업계·학계·연구계의 단합된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힘찬 뒷받침이 절실하다.
◆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yschae@ka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