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시장의 불확실성 제거.’
SK텔레콤의 이번 휴대인터넷 시연회는 표준화 작업 및 국산 장비 개발 지연, 사업자 선정 시기 조정 등으로 자칫 우리가 휴대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자리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기존 cdma 2000 1x EVDO와 이달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WCDMA와의 시장잠식 때문에 SK텔레콤이 일부러 휴대인터넷 서비스를 연기할 것이라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각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제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산 휴대인터넷 기술 HPi의 실체가 드러난 첫 자리였다.
◇HPi 개발 및 표준화 어디까지=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HPi 솔루션은 2.3GHz 휴대인터넷을 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용 장치(AT)와 액세스 포인트(AP)였다. 국산 기술 HPi를 지원하는 솔루션은 비록 동영상 전송 시연에만 국한됐지만 HPi가 기본 기능이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기는 처음이었다.
반면 차량 및 디지털홈 등 시연 전반에 사용됐던 미국 플라리온의 솔루션은 시속 60Km의 이동수신이나 CDMA 및 무선랜 망과의 연동에서도 끊김없이 연결돼 아직도 우리 기술이 1년여 가까이 뒤쳐져 있음을 보여줬다.
SK텔레콤은 플래시-OFDM 기반기술을 갖고 있는 플라리온과의 제휴를 바탕으로 ETRI, 삼성전자, KT, 하나로통신 등과 함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내년 1분기에는 표준 초안을 완성하고, 2분기에는 표준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SK텔레콤은 휴대인터넷이 OFDM, MIMO, 스마트안테나, 로밍 등 4세대 이동통신과 연결되는 핵심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기존 CDMA 사업자인 자사가 반드시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참여해야할 뿐만 아니라 기술우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어떻게 되나=SK텔레콤은 휴대인터넷이 현재의 무선통신 환경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무선인터넷 비용이 지나치게 비싼 CDMA 나 WCDMA에 비해서 고속 주행시에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이동성이 보장되며 가격도 저렴한 점이 결코 시장잠식만은 아니라는게 SK텔레콤의 주장이다.
또한 기지국간 핸드오버 기능과 무선망에 대한 지능적 셀구성으로 무선임에도 불구하고 유선초고속인터넷과 전송속도를 유사(20Mbps대)하게 제공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이미 수요조사를 거쳐 2008년에는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요금제도 약 3만원의 정액제로 서비스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투자 대비 효과. SK텔레콤은 현재 약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2005년 수도권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81개 지역에 휴대인터넷 기지국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수요가 더 많아지면 투자비는 늘어난다.
서종렬 SK텔레콤 차세대 무선인터넷 사업추진단 상무는 “휴대인터넷은 단순히 경쟁사 및 유선사업자 견제가 아니라 SK텔레콤이 기술의 발전과 시장 및 수요의 변화에 발맞춰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