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중국의 한국기업 사냥

 난싱그룹은 설립한 지 20년된 중국 최대의 화학공업 기업집단이다. 화학세제업체로 시작해 국내외 기업과 합작 또는 인수를 통해 업종을 다각화, 연간 매출액 100억위안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에게 난싱그룹은 중국이 발사한 ‘선저우 5호’ 로켓의 고체 연료를 만들면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젠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해졌다.

 난싱그룹의 자동차사업 의지는 왕성하다. 2010년까지 7억달러를 쌍용차의 생산설비와 연구개발(R&D)에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중국 AS망에도 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을 생산 및 연구개발(R&D) 기지로 두고 중국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다.

 외국자본 유치가 절실한 우리나라로선 난싱그룹의 투자를 내칠 이유는 없다. 자본의 국적을 따질 이유도 없다. 어쨌든 다른 경쟁기업보다 더 좋은 인수조건을 내건 기업 아닌가.

 다만 우리의 미래 경쟁자에게 기술이 유출되고 자칫 국내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더욱이 난싱그룹의 자동차 외에도 중국기업은 신소재와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 우리나라도 IT산업 인프라로 육성하는 분야다. 이들 분야에서 ‘제2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중국은 WTO가입 이후에 외국기업 사냥에 골몰한다. 몇년후 다가올 외국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몸집도 키우고 기술을 서둘러 확보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술 수준도 높으나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국 제조업을 좋은 먹이감으로 친다. 하이닉스 TFT LCD사업 인수가 그랬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아직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괜찮은 기업마저 중국인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난싱그룹이 울린 ‘경고음’이 유난히 크게 들린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