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무선인터넷솔루션 기업들이 내년에는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텔·텔코웨어·지어소프트 등 무선인터넷 솔루션업계는 그동안 업체별로 몇년씩 추진해왔던 프로젝트가 서서히 열매를 맺을 것으로 예상, 내년에는 이 분야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해외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다. 특히 해외시장은 이동통신사가 확실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시장과 달리 공급자 협상력이 크고, 경쟁업체도 적어 수익성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신화 창조’ 기치 높다=지난해 매출 중 수출비중이 13%에 그쳤던 필링크(대표 우승술)는 올해 220억원의 매출액 43%에 달하는 95억원의 매출을 수출에서 기록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캄보디아·대만·우크라이나 등에 솔루션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비슷한 비율의 매출을 해외에서 기록하겠지만 전체적인 금액은 올해보다 늘려잡고 있다.
소프텔(대표 이승구)도 2년여 간의 노력 끝에 올해 처음으로 태국 허치슨 CHT와이어리스에 70만달러 규모의 CDMA 로밍 게이트웨이 장비·솔루션을 수출했다. 현재 중국·필리핀·말레이시아·캐나다 등과의 협상도 1∼2년째 진행중이다. 중국은 내년 상반기 10억원 가량의 로밍 장비·솔루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캐나다 등에도 컬러링·배경음 등 부가서비스 솔루션 수출 상담이 상당부분 진척돼 올해보다 2∼3배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텔코웨어(대표 금한태)도 지난해부터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 마케팅에 주력한 성과가 나타났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 ‘모바일-8’에 로밍 게이트웨이 장비 GLR에 이어 9월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인증 및 과금 시스템을 판매, 200만달러 규모를 수출했다. 현재 중국·홍콩·싱가포르·태국 등의 통신사업자와 PTT(Push To Talk), IM(Instant Messaging), HLR(Home Location Register), GLR(Gateway Location Register) 등의 솔루션 신규 공급을 협의중이며, 이미 판매한 솔루션에 대한 업그레이드 수요도 예상된다.
지어소프트(대표 한용규)도 올해 KTF와 함께 인도네시아 모바일-8의 무선통신 컨설팅 등으로 90만달러 정도의 계약을 했다. 특히 내년에는 해외마케팅 전담부서를 설치해 해외시장 개척의 결실을 거둔다는 목표다. 말레이시아·필리핀 등에 대한 서비스 지원 솔루션 수출이 기대된다. 유엔젤·인프라밸리 등 실력을 갖춘 기업들이 속속 해외에서 좋은 성과들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왜 해외로 눈돌리나=국내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통신사업자들의 신규 투자가 제자리 걸음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 무선인터넷솔루션 시장은 현재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신규 투자가 멈추면서 신규 수익창출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은 기업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국내 프로젝트의 경우 마진이 적은 증설물량이 많은데다 업체간의 경쟁이 심해 적정가를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 반면, 신규 프로젝트가 많은 해외시장의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해외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필링크가 매출 152억원과 경상이익 26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45% 가량 늘어난 데 비해 수출 증가에 힘입어 경상이익은 무려 112% 증가된 게 좋은 사례다. 수출이 신규 수익 창출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한 것이다.
네오엠텔 관계자는 “지난해는 국내시장의 경쟁이 심화돼 40억원 매출에 순익률은 5%에 그쳤다”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 해외수출 급증에 힘입어 100억원 내외의 매출에 30∼40%의 매출 대비 순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더 높이 날자”=올해 이뤄졌거나 내년에 이뤄질 대부분의 수출이 최소 1년 이상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기업들이 어려워지는 시장 상황을 인식, 미리 준비를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같은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끼리 필요 이상의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처럼 제살깎기식 경쟁을 피하는 상호간의 경쟁룰을 만들어야 하고 아울러 기술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