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일 FTA` 준비에 완벽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위한 양국 정부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그 동안 ‘한·칠레 FTA’비준 문제를 둘러싼 잡음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던 정부의 FTA추진 계획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FTA로 국가간, 대륙간 거대한 경제 블록이 생겨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 무역의 70%가 FTA 회원국간 거래로 이루어질 정도로, 이제 FTA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렸다. 각 국에서는 FTA체결국과 비체결국에 대한 교역 조건을 차별하고 있다. 아직 어느 나라와도 한 건의 협정을 못 맺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이 FTA 비체결국이라는 이유로 세계 곳곳에서 피해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FTA가 무역장벽을 해소해 물자나 서비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만큼 국내 산업에 긍정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또 거세지는 통상압력에서 소극적으로 방어하기보다 적극적으로 교역국들과 FTA를 체결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에 틀림없다.

 이런 측면에서 복잡한 정치적 논리에 밀려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일본과 FTA협상에 나선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지난 22일 열린 1차 협상에서 두 나라는 오는 2005년까지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자는 원칙에 합의하고,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상호인정협력 등 6개의 실무분과를 설치키로 했다고 한다. 앞으로 회의를 두 달에 한 번 꼴로 열기로 한 것도 FTA협상에 임하는 양국의 적극적인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과의 FTA체결이 결코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산업의 구조개편과 경쟁력 강화를 촉진시키는 등 우리 경제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데 도움을 주겠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일정 부분의 피해가 예상된다. 전자산업의 경우도 우리의 관세율이 일본보다 월등히 높아 일본이 양국간 교역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FTA체결을 서둘러야 하는 까닭는 우리에게 실보다는 득이 더 많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에 따르면, 한·일FTA가 체결될 경우 1∼2년 간은 일본제품의 국내 유입으로 국내총생산액(GDP)이 0.07% 줄어들고 무역수지도 연 15억4000만달러 손해를 보지만 그 이후부터는 무관세 수입 부품으로 만든 완성품의 가격 경쟁력이 향상돼 GDP가 2.88% 늘어나고 무역수지도 연 30억 달러 이상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향후 협상에 대비해 정부 나름대로 복안이 있겠지만, FTA체결 후 야기될 문제점에 대한 검증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의 원성을 샀던 UR협상이나 한·일 어업협정 등에서 우리측이 보인 무사 안일한 협상태도와 빈약한 정보력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한·일FTA는 국익과 직결된 중대한 협상이다. 세계적인 대세에 밀려 FTA를 서두르고 있는 것 같은 정부의 태도에서, 혹 준비가 덜 된 상태로 협상에 나서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FTA는 국가 생존이 달린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막무가내로 버틴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어차피 정면 돌파해야할 과제라면 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읽는 안목과 만반의 채비를 하고 다른 국가들과의 FTA체결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