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의 반도체 통합회사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대대적인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증산에 나선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내년 가을까지 총 330억엔을 투입해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생산 자회사인 트레센티테크놀로지의 생산설비를 80% 이상 증설할 계획이다.
르네사스가 증산하는 것은 ‘AND’형 회로구조를 지닌 플래시메모리로 증설이 마무리되면 현재 월 평균 9000장의 300mm 웨이퍼 생산능력을 보유한 트레센티의 생산능력이 1만2000장까지 확대된다.
이를 위해 르네사스는 내년 3월까지 생산 설비의 반입을 끝마치고 기억용량 1기가비트 제품의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생산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대용량 동영상 데이터의 보전을 필요로 하는 디지털 가전기기용으로 공급하게 된다. 풀가동되는 10월부터는 4세대(4기가비트) 제품의 양산도 가능할 것으로 르네사스는 내다보고 있다.
이번 르네사스의 공격적인 증산계획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양분한 세계 대용량 플래시메모리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NAND’형 제품으로 세계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NAND형과 AND형을 합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2억 달러에 달했다. 르네사스는 이번 증산을 계기로 당분간 점유율 20%대 확보에 주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르네사스는 지난달 AND형 메모리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업체로에 생산위탁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위탁물량만으로는 넘쳐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 이번에 자체적인 증산 투자에 나선 것이다.
르네사스는 당초 올해 900억엔을 설비투자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이미 40억∼50억엔을 초과 투입했다. 이번에 신규로 330억엔을 투자함에 따라 이 회사의 2003년 설비투자액은 총 1300억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