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 상용화 첫날-가입문의 `썰렁`

 비동기식 IMT2000(WCDMA) 서비스가 일반 고객을 상대로 29일 상용화했으나, 개통 첫 날이어서인지 예상대로 반응은 한산했다. 정부와 사업자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보여줬다. 사전에 예약가입을 하고 개통 첫날 가입자만 수천명에 달했던 PCS의 상용서비스 개통 때(97년 10월 1일)와 비교하면 영 딴판이다.

 ◇홍보부족 여실=이날 SK텔레콤이 파악한 결과 대여섯통씩 고객 문의전화를 받은 서울 지역 일부 대리점들은 주로 가격과 이용방법, 기존 이동전화 서비스와의 차이점을 묻는 사례가 많았다. 가입은 거의 없었다. 여전히 홍보 부족과 비싼 단말기 가격이 고객들에겐 가장 큰 장벽임을 보여줬다.

 SK네트웍스 종로점 한동엽 사원(23)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에 업계 종사자를 뺀 일반인들의 문의가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이미 본사 차원에서 대리점 교육 등 꾸준히 준비해 온 만큼 고객들이 불편없이 가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KTF 관계자는 “첫 날인데다 본격적인 판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전이어서 아직은 고객들의 문의가 뜸한 편”이라며 “내년 2월까지는 대리점 교육이나 홍보를 직접 챙기면서 사용자 인지도 확대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준비 현황=KTF는 이날 서울·과천·광명·부천·성남·안양·의왕·군포·용인 등 9개 지역에 600개의 기지국을 가동하고, 서울 지하철 1∼4호선에 기지국과 안테나를 설치 완료했다. 상용서비스를 위해 LG전자와 삼성전자로부터 각각 단말기 1종씩 200대를 확보한 데 이어, 보조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3월까지는 공급물량을 1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KTF는 이날부터 내년 3월까지 서울 지역 ‘멤버스 플라자’ 10개소에 WCDMA 단말기를 비치, 가입자 접수와 더불어 단말기 임대와 체험기간을 갖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서울 지역 주요 거점인 종로·압구정·코엑스·구로·김포공항 등 5개 대리점을 지정해 이미 시범서비스 용도로 확보한 단말기 200대 외에 이날부터 500대를 추가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날 5개 대리점에는 시연용 2대와 임대용 6대씩을 각각 배포하고 오후부터는 임대용 단말기를 추가 배정키로 했다.

 ◇사업자, 가입 유치보다는 잠재고객 체험에 무게중심=양사 모두 체험기간인 내년 3월까지 본격적인 판촉 활동을 미루는 대신 고객서비스 체험 및 임대용으로 단말기를 활용할 계획이다.

 서비스 종류는 얼마 전 테스트에서 시연했던 음성전화·멀티미디어메시징(MMS) 등과 함께, 영상전화와 가입자인증모듈(USIM)을 통한 m코머스 기능(KTF) 정도를 선보이는 수준이었다. 또한 서비스 안정화까지는 몇 달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양사는 최대한 저렴한 단말기 임대료와 이용요금을 내세워 고객 반응을 살피기로 했다. KTF와 SK텔레콤은 각각 내년 3월까지 월 8만원과 3만원으로 단말기 임대료를 책정했다.

 KTF의 경우 영상전화는 10초당 100원에 월 10분씩 무료 이용 혜택을 주기로 했고, 특히 내년 9월까지는 특별판촉 기간으로 삼아 기본료를 30% 가량 할인한 9800원에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내년 3월까지는 월 임대료 3만원과 기본료 14000원에 통화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 011·017 가입자가 010 통합번호로 가입하면 가입비를 면제하고 영상통화 요금 또한 내년 3월말까지는 무료로, 4월부터 12월까지는 월 10분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