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방송위, DTV 해외조사 공동보고서 쟁점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디지털TV(DTV) 전송방식 논란 종식을 위해 긴밀히 협의키로 하면서 첫 결과물이 될 해외조사 공동보고서에 새삼 관심이 집중됐다. 공동보고서는 정부가 수용키로 한 MBC 비교시험 재검증과 KBS 비교시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결과를 보면 논란 종식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공동보고서는 결국 두 방식의 개선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판단의 문제인데 현재로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작성에 당분간 난항이 예상됐다.

 5일 방송위와 정통부에 따르면 두 기관이 이견을 보인 사항은 △미국의 E-VSB 도입 목적과 미국방식의 수신율 성능개선 여부와 단일주파수망(SFN) 가능 여부 △유럽에서 유럽방식의 전기적 잡음(impulse noise) 개선 여부 △호주에서 유럽방식으로의 고선명(HD)TV 이동수신 가능 여부 등 크게 세 가지로 집약됐다.

 ◇미국방식의 수신성능 해결 여부=미국 조사에서 핵심은 미국방식의 단점으로 지적된 수신성능의 개선 가능성 파악이다. 정통부는 수신성능 개선을 위해 미국이 개발중인 E-VSB가 기존 8-VSB와 역방향 호환이 가능하며, 미국 방송사가 난시청 지역에서 수신율을 높이고 새로운 수신장치와 신규 서비스를 위해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E-VSB가 8-VSB와 별개로 새로운 방식이며 호환이 불가능하다고 파악했다.

 SFN에 대해 정통부는 미국방식이 DT(Distributed Transmission) 방식과 OCR(On Channel Repeater) 방식으로 SFN이 가능하며, 다만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SFN 제도를 전국적으로 구현하는 게 아니라 일부 난시청 지역 해소를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위는 미국방식에 의한 SFN이 진정한 의미의 SFN이 아니며 기술적인 가능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미국방식의 수신율 개선 여부에 대해 정통부는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발전으로 수신율이 미흡한 단점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방송위는 “미국방식의 수신율 개선이 수신기를 통한 성능개선이어서 한계가 있으며 이는 시청자의 수신기 가격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방식의 단점인 전기적 잡음 개선 전망=유럽방식은 설계 특성상 미국방식에 비해 전자기파에 약해 전기적 잡음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해결책에 대해 방송위는 충분한 수신신호(전계강도)의 세기만 보장되면 된다고 파악했다. 특히 필립스사가 개발한 ‘펄스킬러(Pulse Killer)’를 사용하면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통부는 유럽방식이 전계강도가 낮은 외곽지역 등에서 전기적 잡음에 의한 화질 열화 문제가 심각하며, 필립스사의 기술도 아직 상용화하지 못한 것임을 강조했다.

 ◇HDTV 이동수신 가능한가=유럽방식을 이용해 HDTV를 송수신하는 호주에선 HDTV의 이동수신 가능여부 확인이 핵심사안이었다. 그러나 세계 어느 곳에서도 상용화된 HDTV 이동수신용 셋톱박스는 존재하지 않아 조사단은 SD급 이동수신과 HDTV 고정수신용 셋톱박스를 이용한 이동수신 두 가지를 시험했다.

 방송위는 호주가 1개 주파수채널에 HD 1개 프로그램과 SD 1개 프로그램을 동시에 전송해 수신기에서 어느 한 프로그램이라도 양호한 수신이 이루어지면 HD를 포함한 전체 신호를 양호하게 수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D급 이동수신에 큰 문제가 없었으니 HD급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통부는 HD급 이동수신시 지속적으로 노이즈가 발생했으며 주송신기에서 2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는 거의 수신이 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 SD급 이동수신도 산악지역이나 10km 이상의 측정지점에서는 일부구간을 제외하고 수신 불량상태가 지속됐다고 반박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