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직원들이 각종 비위혐의로 줄줄이 사법처리되면서, 정보통신부가 새해 벽두부터 집안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전산장비 납품비리라는 해묵은 병폐가 또다시 저질러진데다, 공공기관으로는 드물게 법인카드 사용한도 조작을 통한 공금횡령 사건도 터져 새해초 정통부 내부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초 진대제 장관 취임이후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식스시그마 경영혁신운동을 전개하는 등 내부 개혁에 피치를 높여왔던 정통부는 이번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연초부터 우울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검경은 지난 4일 한국IBM 간부들이 비자금 조성과 금품로비, 입찰담합을 통해 정보통신부 등 9개 관공서에 660억원 규모의 전산장비 납품을 따내고, 해당 공무원들이 금품수수 등 각종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5일 브리핑을 통해 정통부 전산관리소의 해당 실무 관계자 2명이 각각 1000만원의 현금을 받아 챙겼고, 또한 입찰참여 업체인 윈솔로부터는 상장후 500만원(액면가 매입) 상당의 주식을 받기로 해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또 우정사업본부 등 관련 부서 3명의 사무관은 1000만원의 현금수수와 동일한 주식매입 약속을 받아 불구속 기소됐다. 정통부는 해당 직원들을 직위해제하고, 오는 7일부터 일주일간 특별 내부감사에 착수키로 하는 등 부랴부랴 수습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한 충격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통부 형태근 감사관은 “이미 지난해말 검찰수사 착수이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장관도) 침울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곧 자체 감사체제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강도높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내부 직원이 사무실 경비지출용으로 우체국 법인카드의 한도액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8억8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추가 적발된 우정사업본부는 더욱 당혹스런 분위기다. 그동안 은행이나 민간기업체에서 법인카드 횡령사고는 간간이 있었지만, 공공기관에서는 사실상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이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번주 금요일 기강확립 대책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연초부터 터져나온 내부 비위사건에 술렁이고 있다. 형 감사관은 “본청은 물론이고 산하 기관장 대책회의를 통해 전체 100명 단위의 감사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향후 석달가량의 준비작업을 거쳐 현행 사후 감사체제를 사전 감사시스템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