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 중국서 갑신년 신화 일군다.”
국내 휴대폰업계는 지난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등 갖가지 악재로 고전하면서 “중국 특수가 실종됐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새해 들어 업체들이 대중국 전략을 새롭게 수립, 반전을 꾀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 이동전화서비스의 업그레이드(cdma2000 1x·GPRS)로 신규 휴대폰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 하락의 주범이었던 재고 물량도 상당수 소진돼 사스와 같은 돌발 악재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지난해보다 20% 가량 성장한 6000만대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메이저업체들은 올해 중국에서 휴대폰 판매 라이선스 획득, 현지에서 연구개발(R&D)을 비롯한 생산, 마케팅 등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는 중국에 휴대폰 판매 라이선스를 확보한 현지 업체들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진출, 독자브랜드 사용은 물론 마케팅이나 영업에도 제한을 받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통한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가 자국내 외국계 기업에게 국내 판매권을 허용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삼성전자 등 국내 메이저업체가 연내에 휴대폰 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할 공산이 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라이선스를 갖고 독자적으로 휴대폰을 판매하는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각각 GSM과 CDMA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며 “단일국가로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라이선스 획득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GSM 라이선스업체인 차브리지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현지 업체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중국에 휴대폰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수익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고도 업체간 과당경쟁 등으로 제품조차 선적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면서 상당수 업체가 적지 않은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중국에 ODM 방식으로 휴대폰을 수출해온 벨웨이브의 양기곤 사장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 비중을 낮추고 있지만 ODM업체는 올해도 중국 매출이 30∼70%에 이를 것”이라며 “하이엔드 모델과 틈새시장 공략으로 수익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텔슨전자·세원텔레콤 등 주요 ODM 업체는 올해를 중국의 메이저업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독자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거나 준비중이다.
중국 현지 생산체계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팬택이 중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텔슨전자·기가텔레콤·벨웨이브 등이 가세한다. 김동연 텔슨전자 부회장은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단순히 중국을 판매 시장으로만 여기지 말고 현지생산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올 6000만대 수요…판매 라이선스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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