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으로 가는 `윈텔`

 델, HP, 게이트웨이 등 대형 PC업체들이 디지털 가전 시장 참여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PC시장 양대 산맥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도 8일(현지시각)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04 가전쇼(CES)’에 신제품을 선보이며 안방시장 공략에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텔진영은 영화와 음악, TV쇼 등을 PC로 더욱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신제품을 선보이게 되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MS와 인텔, 거실에 입성하다’로 요약했다.

 두 회사의 이번 ‘CES 공격’은 그동안 안방에서 아성을 굳혀온 TV공략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자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들이 첨병으로 내세운 제품 및 신기술은 △미디어센터PC △무선네트워킹 △윈도미디어 △콘텐츠 보호 △휴대형 미디어센터 △TV용 칩 등이다.

 지난 2002년말 첫 출시된 미디어센터PC는 MS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TV 지향 PC’로서 TV튜너와 프로그램 녹화가 가능하다. 틈새 제품 정도로만 취급된 이 제품은 작년 가을 게이트웨이가 대당 999달러짜리 제품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시장 확대에 탄력을 받고 있다.

 MS는 이번 CES에서 미디어센터PC의 여러 새로운 파트너 기업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술컨설팅업체 인비저니어링의 대표 리차드 도허티는 “미디어센터PC는 PC이미지가 강한 MS로 하여금 가전업체 이미지를 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 부사장 루이스 번스는 “거실의 중요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가전시장 공략 이유를 설명하며 “PC업계의 표준 칩과 소프트웨어는 궁극적으로 가전제품의 가격을 낮출 뿐 아니라 콘텐츠제공자(CP)들의 매출 향상을 견인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 PC업계 리더들이 음악·사진·영화 같은 콘텐츠들이 디지털 포맷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PC업체들의 대공세에 접한 가전업체들은 PC가 안방에서 사진감상과 채널검색, 그리고 음악청취 등을 모두 통제하는 중심기기(허브)로 부상할 움직임속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일부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PC보다 TV 등 가전제품이 조작이 쉽고 즐기기 편하다”고 설명하며 “또 PC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과 동작오류 가능성이 있는 등 아직 가전에 비해 편리성이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