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계 "없어서 못 판다"

 반도체 업황의 갑작스런 회복에 따라 세계적으로 반도체장비 신규구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가 시장조사업체인 VLSI리서치의 보고서를 인용, 12일 보도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정작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불황으로 생산능력을 줄여왔기 때문에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세계 반도체 제조업계는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함에도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를 맞추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의 평균 팹가동률은 작년 88.7%에서 올해는 94.1%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반도체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앞다퉈 반도체장비를 사들임에 따라 반도체 장비시장은 지난해 32.8%, 올해는 40.1% 늘어나 총 43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도체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반도체장비 업계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는데 걸림돌이 적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이후 반도체 장비업계는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함에 따라 도산, 또는 통폐합 등을 통해 생산능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수요증가에 대응이 힘들다는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는 IT지출의 증가로 지난 1999∼2000년의 Y2K 특수와 비슷한 붐이 예상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95, 98의 지원중단을 결정한 것도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