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RFID 상용화` 앞장

총무성 주축 200개 기관 합동 실험

 일본이 IT에 의한 유통 혁명으로 불리는 전자태그(RFID) 확산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실증 실험에 착수한다.

 총무성과 오므론·후지쯔·도쿄대 등 200개 기업 및 연구기관 등은 각종 상품에 IC칩을 달아 물류 등을 관리하는 IC태그를 올 봄부터 각 산업에 적용키로 하고 우선 ‘식품’ ‘방재’ 등 총 18개 산업을 대상으로 실증 실험에 나설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RFID는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소매·유통 업계가 중심이 돼 기술 도입을 가시화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응은 일본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대규모 실험은 기존 물류 관리의 대명사 격인 바코드를 대체해 RFID를 향후 물류 및 정보 취득의 표준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IC태그는 상품 등의 정보를 기록한 칩을 달아 센서로 정보를 읽어내는 구조로 칩 크기가 1㎜ 이하라도 현재 물류 관리에 이용되는 바코드보다 많은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또 정보의 수정 및 재입력도 가능함에 따라 식품 등에 붙이면 생산지, 유통 경로 등을 기록할 수 있다.

 총무성은 이미 백화점,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 IC태그의 실용화 실험에 나서고 있지만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실험을 통해 확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기초적인 기술도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정보의 유출을 방지하는 암호화 기술, 복수의 IC태그 정보를 동시에 읽어낼 수 있는 기술 등의 표준화 등이 구체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총무성은 참가기업 전용 홈페이지를 이달 내로 구축해 각 실험에서 얻어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각 참가기업은 타사의 정보도 자사의 실험에 활용할 수 있다.

 우선 식품 분야에서는 NEC엔지니어링이 중심이 돼 축산물의 유통 관리에 IC태그를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 IC태그를 센서에 갖다 대면 모니터에서 산지 및 신선도 등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소방청과 도쿄대 등은 재난 방재 분야에서 2005년까지 소방대원의 의복에 IC태그를 부착시켜 화재 현장에서의 위치 파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오므론, 후지쯔가 주축이 돼 공항의 수하물 관리에 이를 적용한다.

 IC태그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오는 2010년에 31조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향후 IT산업의 견인차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선 등 IT 대기업들이 유통업체들과 전자태그(RFID)의 기술 도입 및 시장 확산을 위해 잇따라 제휴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