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국 PC제조사 게이트웨이가 출시한 42인치 플라스마TV
일부 유명가전업체들의 독무대였던 세계 TV시장을 겨냥한 후발업체의 도전이 잇따르면서 TV제조업계가 혁명적 변화를 맞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J)이 13일 보도했다.
지난 1939년 미국에서 흑백TV가 대량생산에 들어간 이래 TV세트 생산은 언제나 막대한 자금력과 생산시설을 갖춘 몇몇 가전업체들이 독식해 왔다.
특히 일본업체들이 세계 TV시장을 석권한 지난 70년대 이후 이름없는 중소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TV를 제조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됐다.
하지만 TV용 스크린소재가 두꺼운 CRT에서 날씬한 액정화면으로 바뀌면서 TV세트 생산은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사업으로 바뀌었다.
마치 방 안에서 PC를 조립하듯 대형 LCD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만 있으면 수백만원짜리 대형 액정TV도 수작업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TV세트의 DIY’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PC제조사 델, HP, 게이트웨이를 비롯해 폴라로이드, 현대, 상하이 홍셍테크놀로지 등 그동안 가전분야와 관련이 없던 회사들이 TV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에선 대기업에서 해고된 한 기술자가 사재를 털어 독자 브랜드로 TV제품을 출시하는 일인 TV제조업체까지 등장했다.
이들 후발주자는 독특한 제품컨셉트와 저렴한 가격으로 소니, 마쓰시타, 삼성 등 기라성 같은 브랜드가 장악해온 TV시장의 틈새수요를 공략하면서 독자적인 시장영역을 구축하는 중이다.
AWJ는 실제로 NEC출신의 한 TV기술자가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된 2004국제가전쇼(CES)에 자신이 개발한 대형 TV 3종을 출품해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끈 사실을 예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후발 브랜드들이 기존 TV시장의 판도를 뒤집지는 못하겠지만 TV제조가 더 이상 일부 가전업체의 전유물이 아니란 점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후발업체 가세…`개인브랜드`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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