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총 매출액이 24%씩 늘어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카드 개수를 따져도 매출액과 거의 동일한 신장률을 보인다. 세계적인 통계기관들조차 시장 발전 예측치를 내놓지 못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이 지난해 중순부터 전자주민증 발급에 들어간 이후 다양한 응용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전자주민증을 발급하기 시작한 중국이 금융카드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스마트카드의 최대 도입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싱가포르·홍콩·대만·태국 등이 스마트카드 사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아시아 시장이 종주 지역인 유럽시장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세계 스마트카드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은 한중일 3국과 홍콩·싱기포르 등 아시아 5개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스마트카드 프로젝트 ‘실크로드카드’ 사업이다. 본지 1월 12일자 1·3면 참조
사상최대 프로젝트로 기록될 이사업은 그동안 침체기를 걸어온 국내 관련업계에도 훈풍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이 지난 수년 동안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해외진출이 자연스럽게 성사될 수 있는데다가 아시아지역 공통의 표준을 마련,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전자지불포럼 조영휴 국장은 “아시아 국가들을 대규모 단일시장으로 결합하는 프로젝트 성격을 띠고 있어 그동안 닦아온 운영 노하우 등을 앞세워 스마트카드 기술 수출국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시장만해도 올해는 각 분야에서 스마트카드의 도입이 잇따라 이루어져 ‘스마트카드 보급 원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금융IC카드 발급을 의무화함에 따라 은행권들이 4월부터 정식 발급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대표적인 컨버전스 산업이된 ‘모바일뱅킹’이 합쳐지면서 급속 확산이 예상된다.
교통환경의 변화도 주도하게 된다. 서울시와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의 교통시스템을 스마트카드 기반으로 전면 교체하는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이 그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자동 지불하는 ‘하이패스’도 하반기에 전국 11개 톨게이트에서 본 서비스에 들어간다. 장차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과 하이패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서비스중인 교통카드까지 모두 호환될 전망이어서 이것이 실현되면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스마트카드 교통 시스템 왕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각종 국책 추진 사업도 본 궤도에 올라선다. 정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실시한 전자공무원카드를 올해부터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식 발급할 예정이다. 또 전자학생증, 스마트진료카드 등 지난해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스마트카드 응용사업들이 올해에는 봇물 터지듯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처럼 맞이한 시장 활성화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활용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모든 공공기관에서 스마트카드의 사용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그동안 반대여론에 부딪혀 좌절됐던 전자주민증 등 대규모 사업의 긍정적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 정책 수립 및 여론 수렴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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