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텔레매틱스가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예고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시장은 지난 2∼3년간 교통정보 서비스 이용료 및 고가 단말기 구입 부담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왔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극심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2004년을 텔레매틱스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원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야말로 ‘꿈의 자동차’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맞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던 단말기 비용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다 기업들의 정보기술(IT)부문 투자여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차세대 10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텔레매틱스 사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08년까지 2036억원을 투입해 핵심기술 개발, 산업클러스터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통부, 건교부, 산자부, 경찰청 등 그동안 불협화음을 드러낸 정부 관련부처의 갈등도 상당부분 해소, 최적의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도로공사, 경찰청 및 정통부 등 주요 기관들이 텔레매틱스 산업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통합교통정보센터를 올 상반기중 구축,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모바일 및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컨버전스화에 영향을 받아 올해부터 텔레매틱스 산업이 본격 시동을 걸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단순한 모바일과 자동차의 만남이 아니라 DMB방송 서비스, 홈네트워킹 등 다양한 결합상품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의 ‘G-Book’ 서비스는 인터넷 서비스를 기본으로 홈네트워킹 서비스까지 실현, 호응을 받고 있다.
정윤기 이너큐브 사장은 “아직 우리나라 텔레매틱스 기술수준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반영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2∼3년간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한 이동통신기술 및 콘텐츠시장 확대추이를 감안하면 올해를 기점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 네이트드라이브 서비스의 저조한 보급률, 대우 드림넷2의 백지화, 현대차 모젠 서비스의 지연 등으로 인해 어두운 2003년을 보낸 텔레매틱스 업계가 가속페달을 밟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사들도 이미 출시된 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는 애프터마켓 시장을 겨냥한 텔레매틱스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을 현대차 뉴그랜저 XG와 기아차 옵티마 리갈에 적용한 데 이어 올 상반기내에 중대형 승용 및 RV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는 최근 텔레매틱스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본격 추진키로 결정하고 KT·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와의 한판 대결을 예고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말 르노삼성자동차와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T도 올 신규 사업으로 텔레매틱스를 선정, 사업을 준비중이다.
우리나라는 3300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상당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텔레매틱스 시장으로는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이들 시장조사기관들은 분석한다.
소프트뱅크리서치는 오는 2005년 텔레매틱스 시장 규모가 단말기 5856억원, 서비스시장 2635억원 등 총 849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퀘스트는 오는 2010년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규모가 58억달러에 달해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