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마케팅, 설 연휴에도 쉬지 말고 고삐를 당겨라.’
이동전화사업자의 번호이동성 마케팅 경쟁이 다가온 설 연휴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족이나 친지에게 신형 휴대폰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올해엔 약정할인·010통합번호 도입 등으로 단말기 가격부담마저 덜해 연휴기간 중 번호이동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 3사나 관계사의 직원들은 연휴기간 내내 고향 친지·가족들을 상대로 귀향 마케팅에 돌입하는 한편 본사의 영업부문은 물론 전국 대리점도 휴무없는 명절을 보내는, 전례없이 바쁜 설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 3사 모두 연휴기간 전국 대리점이 ‘자율적’으로 문을 연다. SK텔레콤의 경우 설 하루만 빼고 정상 영업한다는 방침을 정했고, KTF·LG텔레콤은 연휴기간 내내 개점한다. 또한 3사 모두 본사 마케팅 소속 직원들은 매일 교대 근무하기로 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올 설 명절의 경우 본사 마케팅쪽과 지역 영업파트는 못 쉰다는 게 당연하다는 분위기”라며 “할당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고향을 방문하는 직원들도 한 대라도 더 팔아야 한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특히 이동전화 3사는 이번 연휴기간 중 최대의 영업조직으로 급부상한 KT 그룹의 움직임에 바짝 긴장했다. 최근 노조와 합의 속에 가입자 유치 장려금을 주기로 한데다, 4만여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영업에 나설 경우 그 효과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이벤트가 없는 KTF·LG텔레콤과 달리,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영업전선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다양한 경품 행사를 열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네이트 설 고향가는길’ 이벤트를 통해 전 이동전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현금·제수용품·휴대폰 등 즉석 경품을 제공한다. 또 ‘고향길 웃음 MANY’ 행사를 열어 총 1000명에게 세뱃돈 10만원을 나눠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신경도 안썼던 설 연휴가 올해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후발사업자들은 명절특수를 노리겠지만, 우리로선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