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첨단 교통 시스템 구축 시급

 우리나라 최대 명절중 하나인 설이 다가왔다. 명절하면 떠오르는 것이 ‘풍성한 가족의 사랑’과 ‘이웃에 대한 애틋함’이다. 또 하나 떠오르는 것은 바로 살인적인 교통체증이다. TV를 보면 마치 야구 경기하듯 ‘자동차가 몇대 떠났다, 온다’는 식의 뉴스가 대부분일 정도다.

 주위를 둘러봐도 명절을 앞두고 걱정하는 것이 ‘이번에는 뭘 타고 갈까, 표가 있을까 없을까, 과연 몇시간만에 갈 수 있을까’ 등이 대부분이다.

 이번에는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매년 정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상황은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설에도 많게는 1000만명의 민족 대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나마 다행히도 연휴가 길어 정체는 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울 것이란 예측도 그러하거니와 겨울이란 특성상 그리 호락호락할 것 같지는 않다.

 이처럼 장황하게 명절의 교통상황을 얘기하는 것은 수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국내 시스템이 원망스럽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망은 최근 미국 출장을 갔다 오면서 더 깊어졌다. 미국은 고속도로마다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티켓을 끊기 위해 속도를 줄여 기다리지 않아도 바로 통과할 수 있었다. 바로 지능형교통시스템(ITS)·자동통행료시스템(ETCS) 등 도로교통 시스템의 첨단화 덕분이다.

 물론 우리나라 명절의 경우, 수십만대의 많은 차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오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티켓을 받기 위해 톨게이트에서 기다리는 시간만 줄여도 일정정도의 체증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첨단 교통시스템의 경우는 우리나라도 아직 시험단계에 있다는 얘기도 듣고,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있지만 이마저도 벌써 몇년 흐른 얘기다. 그 다음에 진척되는 것이 없는 듯하다.

 더더욱 이런 시스템은 명절 때가 아니더라도 평일에도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연간 교통혼잡비용이 무려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자료를 봤다. 첨단 교통시스템의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모르겠지만 투자비용을 뽑아내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평소에도 느끼는 일이지만 1∼2시간이면 갈 길을 서너배 이상 걸려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명절 때라 그런지 더욱 이런 생각이 간절하다.

 박종렬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