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광역시 소재 지상파방송사들의 디지털TV(DTV) 방송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불똥이 장비업계로 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TV 송출기와 중계기 등 방송장비업계는 당초 6대 광역시에 이어 목포·진주·충주·삼척·상주·제주 등 지방 10개 방송사들에 대거 방송장비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디지털TV 방송서비스가 최근 무기한 연기되면서 장비공급이 전면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올해 지방대도시의 방송사는 각 송신소에 수백억원대의 디지털송신기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또 중계기·마이크로웨이브링크 등의 방송장비 도입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방송장비 업계는 벌써부터 올해 방송장비 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방송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디지털TV 방송장비를 도입할 예정이었던 목포·진주·충주·삼척·상주·제주·마산·춘천·여수 등 지방 10대도시 방송사들이 장비도입을 전면 보류했다”며 “특히 송출기와 중계기 등 전송방식과 관련된 방송장비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NEC의 송신기를 공급하고 있는 불이정보통신(대표 장영수)은 지난해까지 5대 광역시 방송사에 송신기를 공급했으나 올해 예정된 지방도시의 공급은 전면 중단됐다. 이 회사측은 “KBS가 지방도시 방송사를 위해 지난 15일 장비입찰 공고를 냈다가 정부가 광역시 디지털방송 서비스를 연기하는 바람에 지방도시 방송장비 수요가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독일 로데슈바르츠 장비를 도입해 공급하는 맥스웨이브(대표 안동식)도 지난해 SBS와 광주 민방을 끝으로 더 이상의 수요가 없는 상태다. 특히, 자체 개발한 중계기도 최근 SBS와 MBC 등의 방송사에서 구입을 보류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송신기에 대한 불똥이 중계기는 물론 모듈레이터가 장착되는 공청용 중계기까지 번져 전체 수요 자체가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해리스사의 송신기를 공급하고 있는 한원교역(대표 조한찬) 역시 지난해 KBS에 장비를 공급한데 이어 올해부터 지방대도시를 겨냥해 본격적인 영업을 진행키로 했으나 지방도시 방송사의 장비구입 보류로 연초부터 공급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외에도 연주소와 송신소 사이에서 소스를 주고받기 위해 설치하는 마이크로웨이브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산암텍(대표 오정선)이 지방 방송사의 장비도입 보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