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번호이동성제도가 시작된지 한달이 되어간다.
이 제도를 앞두고 예상한 것보다 많은 가입자들이 번호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선호하는 회사와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한편으로는 제도 시행 초기부터 광고를 통한 경쟁업체 비방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마저 혼란을 겪고 있다. 과연 어느 것이 맞는 말인지조차 스스로 판단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와 같은 혼란은 끝이 없어 보인다. 급기야는 모 통신업체는 광고와 전단지를 통해 자사에서 타사로 번호이동한 고객을 ‘가짜 011’이라고 표현하고 나섰다. 다른 회사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마디로 무례하고 불쾌한 언사다. 경쟁업체에서도 악의적이라며 발끈하여 제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에 어처구니가 없다.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된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국가자원인 식별번호의 브랜드화를 방지하고, 이동통신업체간의 공정한 경쟁구도 조성하여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요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그 목적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다른 회사로 번호이동을 선택한 소비자에게 그것은 ‘가짜011’이라고 표현하는 그 자체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자기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서비스는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소리로 들린다. 이는 경쟁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행위이다.
모든 이동통신업체들에게 바란다. 경쟁업체를 비방하기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으면 한다. 그리고 번호이동성제도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자사 고객이 아닌 다른 회사로 옮겨간 번호이동고객을 ‘가짜011’이라고 무시하는 일이 또 일어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선발사업자로서 손가락질을 받는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기보다는 소비자의 편리와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휴대폰 사용자들은 오랫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시행된 번호이동성 제도가 이동통신업체간의 공정한 경쟁구도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번호이동성제도가 소비자로 하여금 다양한 요금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로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형욱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