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부터 3월 5일까지 일주일 동안 무선랜 천국을 만들어라.’
세계 최대 규모 인터넷 표준화 회의인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59차 회의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회의장인 롯데호텔에는 유일무이한 무선랜 환경이 구축된다.
무선랜 상용표준인 802.11a와 11b 환경이 동시에 구축되고 현재의 인터넷 주소체계(IPv4)장비는 물론 차세대 주소체계(IPv6)도 완비된다. 무선으로 동시에 방송을 뿌리는 멀티캐스트도 구현돼야 하고 호텔에 구축된 E1급 회선과는 별도로 기가비트 이더넷급 상용회선과 연구망 2개 회선이 회의 기간중 동원된다.
회의장에 한데 모이는 전세계 인터넷 전문가 1000여명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추기 위한 것. 여러 표준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다양한 시스템이 필요한데다 하나같이 헤비유저인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준비가 이만저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이 때문에 회의장 통신환경을 도맡은 KT는 가장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회사의 제품으로만 시스템을 구성하는 한편 각 회의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고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거듭하고 있다. 만의 하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인터넷 강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격이라 책임감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지난 해 회의를 개최한 일본측은 기간중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망신을 당했다는 게 주최측의 전언.
준비를 맡은 KT의 한 연구원은 “복잡한 상황과 최고 동시사용자수 등을 고려해 한달 전인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환 IETF 서울회의 준비위원장(ETRI원장)은 “인터넷 전문가들이 차세대 인터넷 기술을 논의하는 회의인 만큼 최고의 무선랜 환경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IETF는 86년 출범된 인터넷 기술 표준 기구로 인터넷 주소, 통신규약, 응용프로그램의 표준 제정에 최고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서울 회의가 호주,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번째로 개최될 만큼 인터넷의 주도권을 가진 미국 위주로 운영돼 왔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