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부실로 인한 금융권의 위기와 늘어만 가는 신용불량자 문제는 2003년 한 해 동안 각 신문과 방송의 머리기사를 장식한 주요 이슈였다. 이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보와 기술의 부족이었으며 가장 시급한 대책은 현재의 낙후된 신용인프라의 개선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신용인프라 개선 부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개인신용정보사업 즉 ‘크레딧뷰로(CB:Credit Bureau·개인 신용평가)’다. 크레딧뷰로란 각종 금융기관에서 취합한 개인 신용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가공, 종합적인 개인신용도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금융기관들은 이를 다시 여신심사의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인 신용정보는 은행연합회에서 대출 정보와 불량거래 정보 등 대체로 네거티브한, 제한된 신용정보였다면 크레딧뷰로는 신용카드 결제 및 채무상환 실적 등 우량정보까지도 종합한 일종의 금융 데이터베이스사업인 것이다.
지난 2002년 신용정보 인프라의 선진화를 기치로 출범한 우리나라의 크레딧뷰로 사업도 이제 3년차를 맞으며 성장기로 진입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 등이 추진하고 있는 크레딧뷰로 사업은 정보 풀을 위한 회원사 확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단기연체 정보로 시작된 정보교환 체제 역시 우량정보인 계좌의 거래조건, 사용실적 등과 주소, 연락처 등 식별정보로 확대되면서 우량·불량 정보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정보교환의 틀을 완성해 놓은 상태다.
그렇다면 올해 국내에서 크레딧뷰로 사업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지금까지 무료로 진행되어 왔던 각종 서비스에 차별화된 고급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유료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과 지속적인 서비스 안정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전산투자를 성공리에 완수하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정보교환 회원사 수 및 교환 정보량이 확대되고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프로세스가 IT기반 하에 실시간 처리에 가까와짐에 따라 데이터의 정확성과 대량 데이터의 신속한 처리는 크레딧뷰로 사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중점 사항은 고부가가치 상품, 즉 크레딧뷰로 관련 솔루션의 선진화다.
이를 위해 한국신용정보 등 국내 크레딧뷰로사업자들은 자체 연구개발(R&D)기능을 확충하는 한편 세계 유수의 리스크관리 솔루션 업체와 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수준의 크레딧뷰로 스코어가 국내에도 도입되며 나아가 국내에서 제공 받은 스코어를 이용해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신용도를 인증받을 수 있는 글로벌 신용인증시대가 도래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해 과다한 개인신용불량자 증가로 금융대란 위기까지 다다른 국내 금융환경에서 신용불량자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금융권이 개인 신용정보를 관리하는 크레딧뷰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크레딧뷰로 사업은 관련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신용공여기관들이 활용하고 이를 통해 신용공여기관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제고될 때 경제인프라로서의 위치가 확고해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크레딧뷰로 사업자들은 앞으로 개별 신용공여기관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별 기관들이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카드대란과 같은 신용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크레딧뷰로 사업자들과 신용공여기관들은 지난해의 교훈을 되새겨 올해는 신용 인프라의 완성과 이를 통한 신용공여기관의 건전성 확립이 이루어지는 원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남욱 한국신용정보 정보사업본부장 wnam@ni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