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억달러로 추정되는 AT&T와이어리스의 입찰시한이 다음달 13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둘러싼 거대 이동통신업체간의 신경전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AT&T와이어리스의 매각일정이 공식 발표되고 지난 4분기 경영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기업간 인수경쟁이 훨씬 공격적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실제로 그동안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간주되던 미국 2위의 이동통신업체 싱귤러와이어리스 외에 일본 NTT도코모가 참여했고 세계최대의 이동통신사인 영국 보다폰까지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NTT도코모는 현재 AT&T와이어리스 지분 16%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이번 입찰경쟁에서 나름대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NTT도코모의 수주전 참여의 진의와 관련, AT&T와이어리스의 주가상승을 부추켜 챙길 시세차익 때문이라는 의혹을 나타낸다. 하지만 NTT도코모가 미국이통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실제로 입찰에 전력투구할 가능성도 간과하기 힘든 상황이다.
영국 보다폰도 단지 제스처가 아니라 최근 매우 진지한 인수의사를 AT&T와이어리스측에 타진하고 있다. 일본, 독일 등 각국 이통시장에서 휴대폰 고객 1인당 수익률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가능한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현재 보다폰이 보유한 미국 1위 이통기업 버라이존의 지분 45%를 매각할 경우 최대 100억달러까지 조달이 가능해 보다폰이 수주전에 나설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유동성악화를 우려하는 주주들과 단기간의 주가하락에 반발하는 버라이존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아룬 사린 보다폰 사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AT&T와이어리스 인수에 관심은 매우 높다”며 연막작전을 펼치며 물 밑 협상을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입찰경쟁이 격화되면서 AT&T와이어리스의 주가만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인수전의 향방을 점치기 더욱 곤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