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통신 시장점유율 `50% 딜레마`

KT-SK텔레콤 바라보는 시선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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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점유율 50%가 부담스런 사업자와 사수해야 하는 사업자’

 유무선통신 시장의 주력인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시장에서 KT와 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 50%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이 흥미롭다. 조만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기간역무로 편입되면 시장점유율 50%는 KT를 유선전화와 더불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 곧바로 규제의 틀에 묶을 수 있는 상징적 수치가 된다. 반면 지난 2002년 신세기통신 합병이후 과반수 시장점유율로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던 SK텔레콤은 올 한해 가입자 이탈의 마지노선을 50%선에서 제동걸기 위해 안간힘이다. 가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당연하지만, 초고속인터넷 기간역무화와 번호이동성 시차제라는 새로운 제도환경에서 현재 KT와 SK텔레콤이 점유율 50%를 놓고 적어도 겉으로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KT, ‘가입자 확보보다 수익 제고가 우선’=KT(대표 이용경)는 지난해말 기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558만9058명으로 전체 1117만8499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억지로 소수점 6자리에서 반올림한 점유율을 따져보면 49.998%로 50%를 근소한 차이에서 절묘하게 비껴갔다. 약간의 가입자 증가를 예상할 때 이달말까지는 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KT가 점유율 50%를 훌쩍 넘길 경우 정책당국인 정보통신부의 계획대로 다음달중 관련 법령 정비를 통해 초고속인터넷 기간역무화를 단행하고 상반기 중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KT 관계자는 “점유율 50%가 지배적 사업자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점유율 과반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어차피 지배적사업자로 지정될 것이라면 굳이 가입자 유치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하나로통신 등 경쟁사들이 불량 가입자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시장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KT는 작년말부터 가입자 유치보다는 부가가치 극대화로 사업전략을 선회하며 올해는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올해 VDSL 가입자수와 더불어 신규 부가서비스 출시를 통해 현재 약 3만원 수준의 ARPU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 유해정보차단 서비스인 ‘클린아이’나 사용시간설정 서비스인 ‘타임코디’,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홈미디어’, PC보안서비스 등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SK텔레콤, ‘밀리면 안된다’= SK텔레콤은 올해 번호이동성 시차제 환경에서 4% 이상의 점유율 하락만큼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은 가입자 1813만3135명으로, 시장점유율 54.5%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적으로 4%에 달하는 72만여명을 후발 경쟁사들에 빼앗길 경우 시장점유율은 50% 선에서 간신히 막을 수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번호이동 가입자와 신규 가입자를 합쳐 최소한 4%내에서 전체 이탈률을 묶어야 한다는 게 올해 당면 목표”라며 “연초 번호이동 가입자가 당초 예상보다 많아 다소 긴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탈률도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사정은 다르지만 시장점유율 50%에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양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안간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후발 경쟁사들은 물론, 당사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