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유명 사진 게시판에 때아닌 ‘치맛바람’이 등장했다고 한다. 최근 ‘얼짱 신드롬’이 확산되면서 이에 편승한 일부 극성 엄마들이 ‘아기 얼짱’ 만들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들의 행동을 치맛바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얼짱’이 대부분 다른 네티즌들에 의해 유명해지는 것에 비해 이들은 친척들까지 동원해 직접 아기 얼짱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에 게재된 사진 제목만 보더라도 ‘OO, 얼짱에 도전’, ‘얼짱 0순위 OO’ 등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엿볼 수 있으며 친척들이 게시판에 들어와 댓글을 달고 점수를 메기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아기나 어린이 사진 게시판을 보면 ‘얼짱’이란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한다”며 “자식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렇겠지만 가끔씩은 극성이란 단어가 떠오를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얼짱 신드롬’은 “얼굴만 이쁘고 잘생기면 된다”는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 낸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다. 따라서 일부 극성 부모들의 이러한 ‘자녀사랑법’을 굳이 탓할 생각은 없다. 세살박이 딸을 둔 기자 역시 게으른 탓에 행동에 옮기지 못했을 뿐 이들과 같은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가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이는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가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위대한 예술행위다. 하지만 극소수의 사람만이 진정한 부모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인의 정신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이자 ‘아이를 더 크게 사랑하는법’의 저자인 오쇼 라즈니쉬의 말처럼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축복임이 틀림없지만 진정한 부모가 되기는 힘들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밖에 없으며 아이에게 부모의 생각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아이의 순수한 본성을 훼손하거나 오염시키지 말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 라즈니쉬가 말하는 ‘자녀사랑법’의 요지다.
사랑하는 자녀를 ‘얼짱’으로 만들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진정한 ‘자녀사랑법’이 뭔지 한번쯤 되새겨볼 때이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차장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