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5일 단행한 국장급 보직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기술 전문가의 중용과 타부처 출신의 후퇴,두가지로 요약됐다. 이는 이공계 중시라는 참여 정부의 정책 방향을 따른 데다 올해부터 정책 기획보다는 실행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정보통신정책이 본격적인 시책 위주로 흐를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통부는 이날 기술고시 출신 신용섭 정보보호심의관(16회)을 전파방송관리국장에 임명했다. 또 신국장의 후임에도 기시 출신을 곧 선임할 예정이다. 15회인 김원식 중앙전파관리소장이 유력시된다.
엔지니어 출신인 진대제 장관과 기시 12회인 김창곤 차관까지 포함하면 기술 전문가가 정통부 수뇌부에 대거 포진하는 셈이다. 특히 전파방송관리국장과 정보보호심의관은 방송통신 융합과 심각한 정보보호 문제로 인해 정통부의 요직으로 떠올랐다.
정통부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차관이 의견을 낼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진장관의 기술 전문가 선호도를 짐작하게 하는 인사다.
또 다른 특징은 순수 정통부(체신부) 출신의 약진이다. 이는 곧 다른 부처 출신 인사의 후퇴로 연결된다.
총리실 출신 변차관이 출마로 공직을 마감했고, 재경부 출신 유영환 국장과 양준철 국장은 각각 산자부 산업정책국장과 국방대학교 연수로 일선에서 후퇴했다. 경제기획원과 총리실 출신인 고광섭 공보관도 강원체신청장으로 본부 밖으로 나갔다. 본부 실·국장 가운데 타 부처 인물은 재경부 출신 노준형 기획관리실장이 유일하다.
타부처 출신과 순수 정통부 출신의 두드러진 차이는 각각 기획력과 업무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정통부가 지난해 성과물로 자랑하는 신성장동력 발굴과 업무 혁신 등도 타부처 출신 간부의 기획력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번에 정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한 것은 기획한 것을 올해엔 현실로 구체화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냐는 게 인사를 바라보는 정통부 안팎의 분석이다. 새로 임명된 국장들은 대체로 선이 굵은 정책을 선호하는 편이며 추진력도 갖췄다.
한편 정통부는 다음주 중 우정사업본부 지방청장 인사 등 나머지 보직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또 과장급의 보직 인사도 준비중이다. 정통부는 특히 업무 실적과 외부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를 보직 인사에 상당 부분 반영할 것으로 예정이어서 서열을 무시한 기수파괴형 인사가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