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확장경영 휴대폰업계 `주의보`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는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노키아는 최근 영국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업체인 심비안을 자회사로 편입한데 이어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으로 주목받는 중국에서 합작법인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노키아의 행보는 스마트폰 OS 장악을 통해 차세대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고, 중국을 발판으로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스마트폰업체로 도약하려는 삼성전자는 물론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OS 장악=노키아는 지난 11일 영국의 컴퓨터업체인 사이언으로부터 심비안 지분 31%를 인수키로 결정함에 따라 심비안의 보유지분이 63%로 늘어났다. 심비안은 스마트폰 OS 시장의 80∼90%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심비안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노키아가 휴대폰 OS 시장으로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견제하기 위해 심비안을 인수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심비안을 사용하는 휴대폰업체들은 노키아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노키아에 맞서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MS를 전략적으로 채택할 경우 오히려 노키아가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심비안 지분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노키아가 심비안을 장악하게 돼 껄끄럽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CDMA 공략 전진기지로=중국의 당 기관인 인민일보는 12일 “노키아가 중국내 휴대폰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조만간 새로운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보도, 국내 휴대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키아는 중국에 이미 휴대폰 합작사를 2개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 설립을 추진중인 합작사는 중국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업계 안팎에선 노키아가 중국 CDMA 휴대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합작사를 늘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키아지만, CDMA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 등에 밀려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노키아는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 CDMA 휴대폰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 전략적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중견 휴대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 중·저가 휴대폰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과 함께 노키아와의 가격 경쟁에도 대비해야 할 판”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