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신제한모듈(POD:Point Of Deployment) 개발업체들이 자금 부족과 시장의 불확실성에 밀려 POD 개발을 지속해야 할지 아니면 손을 떼야할지 딜레마에 빠졌다.
국내에서 POD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인터랙텍·아이피에스 등 2개 업체. 이들 두 회사는 자금 부족과 시장 진입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최근 기존에 밝혀왔던 양산 일정을 연기하거나 개발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 2년반 동안 15억원을 들여 개발을 추진해온 인터랙텍은 양산 시기를 당초 계획했던 지난해말에서 올해 9월로 늦췄다. 이 회사의 홍문호 연구소장은 “현재 엔지니어링타입이 나온 상태이며 자체 기능 테스트와 수신제한시스템(CAS)업체와의 연동 시험을 마치면 양산 시점은 일러도 9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문형반도체(ASIC)을 내장한 실질적인 실용화모델은 11월쯤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억원을 개발비로 쓰며 3년 넘게 개발해 온 아이피에스는 아예 POD 양산 일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개발 자체를 보류한 상태다. 이 회사의 노명래 사장은 “양산 일정을 결정하려면 최소한 시장이 열린다는 판단이 서야한다”면서 “시장 진입시 성공에 대한 판단이 안선다면 아예 POD 개발을 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국산 POD 개발 업체들은 이에 따라 양산을 하려면 최소한 초기 수급 물량에 대한 담보가 있어야 한다며 국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인터랙텍의 홍문호 소장은 “10만개 정도의 판매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양산에 나설 수 있다”며 “SO들이 초기 수급 물량에 대한 계약을 미리 해주고, 장기적으로 구매할 POD 물량에 관한 로드맵을 개발업체와 공유해야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O들이) POD 가격이 너무 높다고 볼멘소리만 할게 아니라 개발업체와 파트너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양산시 가격 인하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적극적으로 개발업체에 양산 비용을 투자하면 POD가격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디지털미디어센터(DMC)인 BSI가 국내 SO 중 처음으로 외국업체인 SCM과 POD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POD시장이 외국업체에 의해 주도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